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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철 Jul 20. 2022

맛집 검색은 어렵지만... 맛있는 음식은 먹고 싶어

내가 블로그  맛집 검색에 항상 실패하는 이유

석 달 전 어머니 생신이었다. 어머니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려고 인터넷에서 열심히 맛집을 검색했다. 포털 상단엔 주로 음식을 리뷰하는 블로그가 노출되었다. 어머니 이가 좋지 않으셔서 부드러운 두부 전문점을 찾았다. 검색창에는 다양한 블로그에 두부 전문점 포스팅이 떴고 댓글에는 맛있다는 공감과 후기들이 달렸다. 그중 가장 상단에 노출된 블로그를 보니 공감도 많이 달렸고 과 후기도 맛있다는 내용이었다. 식당 내부 전경도 깔끔하게 나와서 어머니를 모시고 바로 갔다.



하지만 도착하고 보니 맛집이라고 소개된 식당은 배달 전문점이었다. 내부는 인터넷에서 보던 사진과는 달리 허름하고 좁았다. 어머니 생일이라 광주까지 찾아서 왔는데 완전히 속은 기분이었다. 어머니가 국물을 한수저 뜨시더니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돌 봄시설에서 아이들을 위해 음식 조리를 하신다. 반찬도 짜거나 매웠다.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마저 맛이 없었다면 그날 우리 가족은 굉장히 속이 상했을 것이다.



선배와의 급번개에 검색한 맛집, 그러나.



얼마 전에도 오랜만에 친했던 학교 선배와 통화를 하다가 급하게 점심 약속을 잡았다. 작곡을 하는 선배의 지인도 함께 만나기로 했다. 지난번에 만났을 땐 선배가 저녁을 샀으니 이번 점심은 내가 사기로 했다. 급하게 점심 약속을 잡고 인터넷에서 맛집을 검색했다. 상단에 뜨고 공감과 후기가 많은 육개장 전문점을 예약했다. 식당 내부는 사진처럼 넓고 깔끔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맛이 없었다. 육개장 전문점 치고는 맛이 평범했다.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메뉴판 사진에 먹음직스럽게 보이던 소고기는 몇 점 보이지 않았다. 대파와 숙주 등 채소도 오래 끓여서 그런지 식감이 무르고 흐물흐물했다. 깍두기는 군내가 났고 생채도 맛이 없었다. 육수는 나쁘지 않았지만 맛집이라고 하기엔 실망이었다. 웬만하면 음식점을 나오면서 직원이나 사장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한다. 하지만 그날은 맛있게 먹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집 근처 분식집에서 파는 육개장보다 맛이 없었다. 두 사람도 같은 표정이었다.



맛집 검색은 어렵지만, 맛있는 음식은 먹고 싶어



맛집을 찾는 것은 어렵지만 '내 돈 내산'인데 맛있는 음식은 먹고 싶다. 하지만 나와 달리 맛집을 잘 찾는 사람들도 있다. 개그우먼 이영자처럼 맛집을 꿰고 있는 지인들도 꽤 있다. 그들은 무슨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맛집을 찾는 건 쉬우면서도 어렵다. 





블로그 맛집 검색에 실패하는 이유.



블로그 맛집 검색은 왜 항상 실패하는 걸까? 사실 그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알면서도 딱히 떠오르는 식당이 없으니 매번 속는다. 미식가도 아니다. 삼십 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식당은 맛이 있어도 옆 식당으로 간다. 하지만 어머니 생신이나 특별한 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방문자 백명도 안 되는 블로그에 광고 요청은 왜?



네이버 블로그를 십 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시와 소설, 영화와 책 서평을 주로 쓴다. 하루 방문자가 평균 백여 명 남짓이다. 하루 수천 명씩 방문하는 파워블로그에 비하면 방문자도 적고 영향력도 미미하다. 그럼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블로그 포스트에 광고나 협찬을 문의하는 댓글이 달린다. 삭제하거나 거절 하지만 메일이나 쪽지도 수시로 보낸다. 요즘엔 내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문자와 전화로도 협찬 요청을 한다.



"하루 방문자가 백명도 안되는데 광고 효과가 있나요?"


상담사는 내 질문에 잠시 당황한 듯하더니 



"블로그 방문자가 많지 않아도 고객님처럼 블로그를 일정 기간 이상 운영하고 홍보성 글이 많지 않으면, 광고 효과가 높아서 협찬 요청을 드리고 있어요."



상담사에게 설명을 듣고 나서야 하루 방문자 백명도 안 되는 내 블로그에 광고와 대여 요청이 오는 이유를 알았다. 홍보성 기사로 도배된 블로그보다 개인적인 내용이 담긴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식당이나 가게가 훨씬 더 믿음이 간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블로그 새 글 알림 창이 뜬다. 예상대로 블로그 광고 요청 글이다. 블로그 대여는 250만 원이다. 광고 기사는 한건당 3만 원이다. 십 년 넘게 내 집처럼 가꾸어 온 블로그다. 광고 기사는 한건당 30만 원, 블로그 대여료는 3,000만 원 준다면 고민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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