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예약버튼을 눌렀습니다.

강중약, 남은시간, 행굼과 탈수는 기본이에요.

by 김인철

*2020년 2월 어느날...

저녁에 빤 세탁물을 다음날 아침까지 빼지 않았다가 아차!하고 쓴 시 형식을 빌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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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액정의 숫자는

오전 8시 51분이 아닙니다.

8시간 51분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것에 관한 알림이지요

조금은 어지럽고

조금은 시끄러울 거예요.

하지만 상관 없어요.

모든 일들은

나의 부재에서 시작 되었다가

너의 부재중에 끝이 날테니까요.

예약버튼을 몆번만 누르면

시간을 미리 끌어다 쓰는

참 편리한 세상이에요

버튼이 많아서 번거롭기도 하지만

그런데 어제는 제가

집에 들어가질 않았네요.

그건 예약된게 이니었는데

아침에 퍼뜩 떠올랐어요

삶아지고 돌려졌을

나의 일주일간의 세탁물이

시간을 끌어다 쓴 의미가

사라져 버린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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