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로 산다는 것

성남시 <1인가구 힐링스페이스>2주년 기념 활동사례 발표

by 김인철

지난 5월부터 성남시 모란에 있는 '1인가구 힐링 스페이스'에 회원으로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 <1인가구 힐링 스페이스>는 말 그대로 1인가구를 위한 시설이다. 서울에는 1인가구를 위한 지원센터등 다양한 정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는 1인가구를 위한 시설과 정책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다행히 성남시에서는 직영으로 1인가구 힐링 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1인 가구가 아니어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이나 심리상담>등을 받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등본에서 1인 가구임이 확인되어야 한다. 나는 '당당하게' 1인 가구임을 확인받고 회원이 되었다. 현재는 책 쓰기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areaimg1_2.jpg http://www.seongnam1in.kr/php/sub0301.htm


지난주 토요(19)일에 1인가구 힐링 스페이스 2주년 행사를 열었다. 2주년 기념 <1인가구 책 쓰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책 쓰기 프로젝트 대표를 맡게 되었다. 행사 내용 중 4명이 <1인 가구 회원 활동사례>를 발표해야 하는데 발표를 하겠다는 사람이 부족해서 대표인 나도 발표를 했다. 모임의 대표도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라서 긴장도 되고 떨렸지만 준비과정도 재미있고 발표도 생생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성남시 '1인가구 힐링스페이스' 2주년 기념_회원 활동사례 발표



처음 나를 위한 공간, <1인 가구 힐링 스페이스>


김인철 / 1인가구 힐링스페이스 회원


안녕하세요. 저는 1인가구 힐링 스페이스에서 두 달 조금 넘게 활동하고 있는 김인철입니다. 이렇게 2주년 행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 저는 이 공간에서 제가 경험한 적지만 소중한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1인가구로 살아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사는 것이 자유롭고 편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립감이 커졌고, 어느 순간 사회와 제도적으로도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할 하게 되었습니다.


주택청약, 가족수당, 청년수당, 임대주택 등 다양한 정책에서 1인가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1인 가구여서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점점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제게 1인 가구 힐링 스페이스는 우연히 발견한 오아시스 같았습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문을 열고 들어서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단순히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 아니라, 사회로부터 처음으로 ‘정당한 환대’를 받은 듯한 감정이었습니다. 누군가가 1인 가구인 나의 삶을 존중하고 배려해 준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커피 한 잔을 나누고,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으며, 조금씩 이 공간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혼자라는 외로움 속에서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경험은 제게 아주 새로운 감정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힐링 스페이스 내의 책 쓰기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글을 쓰는 모임이라고 생각했지만, 참여하면서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어루만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글을 쓰는 다른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고, 응원하고, 또 응원받는 경험은 제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들의 힐링 스토리’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1인 가구 각자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활동인데, 서로의 삶을 나누고 기록하며 ‘나의 삶도 소중하다’는 감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그 안에서 얻는 연결감은 작지만 확실한 위로이자 힘이 되었습니다.


예전의 저는 ‘혜택’이라는 단어를 경제적 지원이나 제도적 배려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진정한 혜택은 바로 ‘함께할 수 있는 공간’과 ‘따뜻한 관계’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삶의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누군가와 인사하고, 대화하고, 공동의 프로젝트를 해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이곳에서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힐링 스페이스가 1인가구의 쉼터로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 안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는 역할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혼자 사는 삶은 때때로 외롭고 고단하지만, 함께 연결된 작은 공동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1인 가구 힐링 스페이스를 기획하고 운영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1인가구 분들, 우리 각자의 삶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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