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평생 무주택자" 공개하자 순식간에 벌어진 일

이 대통령 '부동산 정책 지지' 스레드 글에 융단 폭격...부동산이란?

by 김인철

*어제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현재의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촤근에 스레드에 가입을 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지하는 글을 썼다가 융단폭격을 당했네요. 부동산 문제만큼 예민한 사안도 없으니 생각이 다르다면 비판은 필요하지만 조롱과 혐오는 선을 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중에서도 제 글이 불편할수도 있을 겁니다. 이점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omn.kr/2gy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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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투자 투기하며 '또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나는 지금껏 살면서 단 한 번도 내 명의의 부동산, 그러니까 집이나 땅을 가져본 적이 없다. 살면서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다만 대출을 받아서까지 집을 사고 싶지는 않았고, 자금은 부족했기에 줄곧 전세로만 살아왔다. 그러는 사이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가격이 오를수록 나는 더 아파트나 주택을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부동산은 정권 차원에서 보면 가장 중요하고 예민한 사안이다. 부동산 정책의 성공과 실패로 정권이 흔들렸다. 그렇기에 역대 대통령들도 정권의 철학에 바탕을 둔 부동산 정책을 펼쳤다. 특히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집 값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로 흘러갔다. 영끌대출, 벼락거지, 강남불패 라는 말이 회자 될 만큼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수록 내가 아파트나 주택을 구입할 가능성은 멀어졌다.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부자가 되었고 나처럼 여전히 무주택자로 전세나 월세를 사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를 산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본인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본인의 선택에 따라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망국적 부동산 투기 반드시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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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3 ⓒ 연합뉴스


하지만 아무리 부동산이 본인의 선택이라고 해도 정도가 있다.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해서 그 결실을 무한정 누릴 수는 없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무주택자들이 받는 박탈감과 고통이 너무 크다. 그런데 이번엔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내놓고 있는 부동산 관련 발언이 이전의 정부와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1주택도 1주택 나름... 비거주 1주택도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 - 1월 23일

"시장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 이기는 시장도 없다."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크게 해서는 안 돼...비정상을 정상화 시킬 수단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 1월 25일

"다주택자는 5월 9일까지 양도세 중과 면제하는 마지막 기회를 활용해 감세 혜택 누리며 이번 기회에 팔라는 말" - 1월 31일

"상식적이고 번영하는 나라를 위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 - 2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은 2월 3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를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바로잡겠다는 강한 정책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글과 국무회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들으며 끝없이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정상화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여 향후 아파트 가격이 정상화 되더라도 나는 대출 없이 아파트나 주택을 살 수 있는 능력은 되지 않는다. 다만 나와 같은 무주택자도 조금만 노력하면 유주택자가 될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만큼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길 바랐다. 이런 심정을 담아 최근에 시작한 스레드에 글 하나를 올렸다. 평생 무주택자로 살아왔다는 고백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내가 스레드에 올린 글 하나가 불러올 후폭풍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융단 폭격 맞은 스레드 글


글을 올린 직후, 고요하던 내 스레드는 순식간에 난리가 났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은 나를 향한 욕설과 조롱, 혐오로 가득 했다. 댓글 열 개 중 아홉은 조롱과 혐오, 비아냥이었다. 혐오를 담은 그림과 메시지를 성실하게 보내오는 사람도 있었다. 평생 살면서 이렇게까지 단체로 욕을 먹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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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레드에 올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지지글에 달린 댓글들이다. 대부분 조롱과 혐오 비아냥으로 가득했다. ⓒ 스레드 캡처


심지어는 내 프로필을 확인하고 외모를 조롱하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는 사실도 언급하며 조롱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으로 자신은 오히려 돈을 벌었다면 청하지 않은 소득을 인증하기도 했다. 일부지만 예의를 갖추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댓글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논쟁보다는 혐오와 조롱이었다.


댓글을 읽으며 인간의 욕망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혐오하고 조롱할 수 있는지 체감했다. 학교나 직장에서 이렇게 집단적으로 공격을 당한 적은 없었다. 온라인이라 해도 수많은 이들에게 혐오와 조롱을 받으니 정신이 아득하고 어질어질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를 비난한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부동산을 소유 했거나 다주택자 일까. 만약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자산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그런 댓글을 달았다면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을 소유하지도 않으면서 혐오와 증오의 댓글을 달았다면, 그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확실한 건, 부동산이라는 주제가 개인의 자산 문제를 넘어 정체성과 분노,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건드린다는 사실이었다.


위로와 공감의 댓글


스레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스레드는 파급력과 확장성 면에서 다른 SNS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스레드에서는 부동산 문제 처럼 사회적 이슈가 될만한 글에 대한 반응은 순식간에 퍼진다. 확장성과 파급력이 큰만큼 개인이 감당해야 할 충격도 크다. 하루 정도 시간이 지나자 혐오와 조롱의 댓글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그동안 내 글을 지켜보고만 있던 사람들이 위로와 공감의 말을 남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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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하루가 지나자 내 스레드 글에 응원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 김인철


"스치니 필력이 너무 좋으셔서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어서 상황이 그렇지 못한데 웃으면서 읽었어요. 힘내셔요."

"난 수도권 아파트 한 채. 집은 주거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빈부격차가 커지는 세상은 반대거든."

"댓글부대 풀었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는게 좋을듯. 이번 부동산 정책이 젊은이들 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식하고 응원하면 그것 만으로도 도움이 될것임."


내 글에 달렸던 댓글들 중 상당수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 AI나 조직적인 댓글 계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온라인 공간에서 민감한 이슈에 대하여 의견을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정 소모와 스트레스를 주는지 알 수 있었다.


아파트는 더 이상 사고 파는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되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조차도 이번이 아니면 아파트 값은 영원히 잡을 수 없을 거라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이번엔 꼭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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