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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소중한 첫 월급

깜짝 놀랐어

by 그리여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서 서이가 어느덧 한 달을 넘겼다. 우리는 격하게 축하해 주었다.

혹독한 출퇴근 지옥을 견디면서 잘 다니고 있다고 격려해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이들이 서로에게 힘을 주는 걸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키울 때는 힘들었는데, 다 키워 놓으니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혈연으로 맺어진 친구이자 동반자 같은 끈끈함이 보인다.


서이 : 엄마 월급 받고 깜짝 놀랐어

맘 : 왜?

서이 : 아 정말 작구나! 자취했다면 굶어 죽었겠구나 집에서 다니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게 생각했어

맘 : 신입이라 그렇지 차차 나아지겠지 그래도 첫 월급이니 너 쓰고 싶은 거 다 써

서이 : 엄마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맘 : 없어요 너 하고 싶은 거 하렴


울면서 출근하기 싫다고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또 이렇게 흘러 한 달을 넘겼다 서이가 성장해 가는 게 눈에 보인다. 한 달이란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졌으리라.

그래도 지금은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에너지를 비축해야 하니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차분히 걸어가길 바랐다.


하니 : 첫 월급 축하해! 한턱 싸야지

서이 : 그래야지 먹고 싶은 거 말해

살다 보니 막내가 사주는 첫 월급 턱을 받는구나! 싶어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막내를 바라봤다


서이 : 엄마 말이 맞았어 이게 내 적성에 맞는 거 같아. 혼자 컴 앞에 앉아서 일하니 좋아! 여전히 사람을 대해야 하는 건 어렵지만 말이야

맘 : 그럴 줄 알았어 너처럼 원칙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 잘 해낼 거야

서이 : 이제 조금씩 보이는 게 생기니까 좋아

맘 : 그러엄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있어. 잘하고 싶어서 항상 고민하는 사람은 더 빨리 성장하는 거지! 기특하네


서이 :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 대하는 건 어려워

맘 : 직장 다니다 보면 별사람 다 있지.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이 있어. 어디 가도 나랑 결이 안 맞는 사람은 있는 법이니까 잘 적응하는 것도 공부지.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니까

서이 : 맞아 사람이 좋으면 힘들어도 서로 의지하면서 다닐 수 있는 거 같기는 해! 난 아직 결이 맞는 사람이 없어.

맘 : 곧 생기겠지! 그리고 다니다 보면 서로 적응해 가니까 어느 순간 미운 정 고운 정도 들겠지. 니가 상대해야 하는 대표님들도 자꾸 응대하다 보면 요령도 생길 거고, 시간이 결국은 해결해 줄 거야! 니가 발전하고 싶어 하니까. 세상만사 모든 게 공짜로 되는 법은 없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거지. 그래서 연륜을 무시 못 하는 거지

서이 : 일단은 잘해 볼게


두리 : 수고했어 그렇게 한 달에 한번 금융 치료받으면서 또 견디는 거야! 헤헤

하니 : 맞아! 그렇게 견디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가고, 넌 너도 모르는 사이에 경력자가 되어 갈 거야

서이 : 너무 소박해서 금융치료가 될까 모르겠어 큭큭

두리 : 괜찮아! 그거라도 없는 거보다 나으니까 난 엄마 아빠 맛있는 거 사주려고 돈 버는 거야 그게 행복이지!

하니 : 그래 벌었으니까 쓸 수 있는 거야. 앞으로 나아질 일만 남은 거지

서이 : 그렇긴 하지. 없는 거보다는 낫겠지! 하하

언니들의 격려를 받으며 즐거워하는 걸 보니 보기에 좋다.


막내는 항상 고민하고 해결해 가면서 직장 생활을 현명하게 해내리라!

내가 보는 막내는 꼭 그럴 거라는 믿음이 있다.


넌 누구보다 잘할 거야 너 자신을 믿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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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명관이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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