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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충전하자

내 안의 배터리가 경고한다

by 그리여

라라크루 화요갑분 글감

2025.03.18


집안에 온통 굴러 다니는 게 보조배터리다.

식구 수대로 다 가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사은품으로 받은 것과 상품으로 받은 것까지 꽤 여러 개다.

정작 사용하는 건 용량이 빵빵하게 충전된 것만 어쩌다 한 번씩 쓸 뿐이다.

여러 개라도 쓸 수 있는 것은 몇 개 안 된다 모양만 배터리지 불량하기 짝이 없다.

배터리는 어차피 소모품이니까 쓸모가 다한 배터리는 미련 없이 폐기한다.


그마저도 별로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보조배터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충전을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스마트폰, 전기차, 저장 장치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일상에서 내가 배터리를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아무래도 핸드폰이다.

손 안에서 떠나질 않는 날이 많아지고, 어쩌다 보니 핸드폰으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

글도 쓰고 소통도 하고 정보도 검색하고 여러모로 기특한 기기다.

아무리 바빠도 핸드폰은 꼭 챙기게 되고 충전이 되었나 안되었나 수시로 확인한다.

먼 거리로 외출할 때 보조배터리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내 몸의 충전은 얼마나 남았나!

삶은 얼마나 충전이 되었는가!

언제부턴가 경고음이 들린다 '이러다 방전된다'라고

핸드폰을 충전하는 것처럼 열심히 했으면 경고음이 들리지 않았을까


나의 배터리는 병원이다.

어쩌다 보니 너무 친해져 버렸다.

의사 선생님은 배터리의 잔여를 확인하고 신중하게 코드를 꼽는다.

지지직 찌릿찌릿 정말 한심하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싶다.

한칸 남았어! 코드 꽂자

소모만 하고 충전하지 않으면 불량한 배터리처럼 언제 쓸모가 없어질지 가늠할 수가 없다.

내 몸에게 미안해지지 않으려 방전 직전에 극적으로 충전을 하고 있다.

폐기하지 않아도 되겠다. 한 칸이 버티고 있었어

아직까지 할 일이 많으니까 에너지를 모은다.

배터리가 더 이상 경고하지 못하게 빵빵하게 열심히 충전해야겠다.


내 안의 배터리가 경고하기 전에 삶을 충전하자.

두 무릎 튼튼할 때 충전해야 그나마 고속 충전이 된다.

잊지 말자! 배터리 충전!



#라라크루 #화요갑분글감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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