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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쓸 수 있는 펜으로 글을 쓴다면

글쎄

by 그리여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공부] 2025.3.21


1. 원 문장

만일 내가 한 달에 몇 병씩 쓰는 잉크병에 내 붉은 피를 담아 쓴다면, 그러면 난 어떻게 쓸까.

더 적게 쓰고 더 짧게 쓸 것이 아닌가.

우린 지금 너무 많이 읽고 경험하느라, 내면의 느낌에 머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박노해 [걷는 독서] 중



2. 나의 문장

만일 내가 지구상에 남아있는 단 하나의 펜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면, 난 어떻게 쓸까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몽글몽글한 감정을 담은 가족을 쓸 것이다.

뭐 그렇게 글을 대단하게 잘 써서 대작을 남길 것도 아니고, 이 마지작 펜으로 뭔가를 써야 한다면 사랑하는 가족 말고 무엇을 쓰겠는가


예전에 친구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매몰찼던 순간에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위기를 극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블로그를 권하였다.

마침 애들이 엄마의 요리레시피를 기록해 달라고 하기도 했기에 고민 없이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서 자판기 위에 손이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계속 쓰기 시작하니 뭐 또 그럭저럭 쓰게 되었다.

가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끄적끄적 써서 올리기도 하고 그렇게 시작한 거다.

그러다 점점 쓸거리가 없어지고 전문성을 가진 글을 쓰는 것도 아니었으니 기록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많이 쓰지도 않았지만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쓰기에도 시간은 빠듯했다.


요즘 많이 부족하지만 글이란 걸 쓰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글을 쓰고서야 알게 되었다.

글쓰기 바탕에는 항상 열정팬인 가족이 있고, 가족들이 나에게 글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펜은 칼보다도 강하다(에드워드 불워 조지 리튼)


펜으로 무엇을 써야 할까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가슴 한편에 조그마한 무언가라도 흔적을 남기는 글을 쓰고 싶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과 간결한 혀로 펜의 방향을 잡아야겠지


여행으로 체험하고 독서로 간접경험을 하고 사물에게 집중하면서 나의 생각이, 나의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중심을 잡고 삶을 아끼면서 소중히 한 자 한 자 마음을 담아 써야겠다.


내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무엇으로 균형을 맞춰야 할지는 고민해 봐야겠다


글쓰기 참 어렵다


#라라크루

#금요문장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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