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찬 듯
너는 소나무가 좋다고 했다
나도 소나무가 좋다
너는 오솔길이 좋다고 했다
나도 오솔길이 좋다
너는 슬픈 노래가 좋다고 했다
나도 슬픈 노래가 좋다
내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 노을을 보며
꽉 찬 듯 비어 있는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붉게 물든 얼굴에
차가운 눈이 내려앉는다
아름다웠지만 부산했던 청춘
가득 찬 것 같지만 비어있는
내 중년의 빈 잔에 낭만을 부어
쓰디쓴 통증을 한 모금 삼킨다
나는 덜커덩거리는 빈 수레에 너를 싣고
아직도 언덕을 오른다
아련하고 뚜렷하게 멀어진 너를
체념하고 보낸 지 오래지만
타는 듯한 갈망에 먼 산을 바라본다
머리에 내려앉는 하얀 눈이 흘러내려
자꾸만 시야를 뿌옇게 흐린다
투박하게 빛났던 내 청춘
은은하고 무거운 내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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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청춘을 보낸 나라는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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