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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스토리/성수동에서 헤매다

팝업 전시 : 작가의 여정

by 그리여

작가.. 흠

내가 이렇게 불리다니

쑥스럽다

의지에 불을 지피기 위해 브런치스토리 팝업 전시 작가의 여정을 예약했다.

작가의 여정

제목부터 뭔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팝업 전시라니

멋지다!


성수역에서 전시장을 찾는데, 성수동은 처음인지라 네이버지도를 열었다.

감이 오는 길은 있었으나, 모르는 동네니까 지도를 보고 움직였다

근데 뭔가 싸하다

주소에서 멀어지는 게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어선듯하다

시간은 넉넉하니 일단 가보기로 했다

예정에 없던 성수동 동네 한 바퀴가 되어 버렸다


오히려 좋아!

이왕 온 거 동네 구경이라도 하자

길거리에 오가는 청춘들이 많다

우리 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예쁜 사람도 휙휙 지나간다

스타일 자체가 힙하다고나 할까

뭐 하는 곳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가게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소금빵 파는 곳에는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옆에서,

먼저 구매한 이들은 소금빵 담은 봉지를 들고 인증샷 찍기에 분주하다.

여기가 성수동의 핫플레이스인가 싶다.

일부러도 오는데,

잘 헤매네 싶었다.

다만 같이 오자고 해서 따라온 동생에게 미안했다.

이 골목 기웃 저 골목 기웃하다가 도착!!

아! 근데 뭔가 이상하다

토로토로는 맞는데 사진에서 본 곳이랑 다르다

뭐지? 여긴 아니네


태양은 뜨겁게 내리쬐는데 다시 길을 나선다

늦으면 어쩌나 조바심이 났다

일찍 안 왔다면 큰일 날뻔했다


내 옆을 지나치는 카메라맨이 바쁘게 움직인다

"오늘까지예요" 하면서 뭔가를 나눠주며 지나가는 그녀들을 담느라 잰걸음으로 움직인다.

몇몇 사람들이 따라 움직인다

뒷모습조차도 연예인이다

트와이스란다


싱그러움이 꿈틀대는 푸른 청춘들이 모여든다.

옛날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적절히 어우러진 건물들

젊은이의 열기로

성수동 골목이 파닥파닥거린다.


난 그걸 즐길 시간이 없다.

이번에는 다른 지도를 펼치고 출발~

제대로 가는 느낌이 왔다

한참을 걷고 나서야 드디어 도착했다.

예약시간보다 조금 늦었지만,

평일오전이라 그런지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이런..

처음에 감이 오는 곳으로 갔더라면 안 헤맸을 텐데~

라는 깨달음을 도착해 보고 나서야 얻었다

길눈이 어두운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길을 헤매본 건 처음이다

들떠있었나?


입구에 들어서니 예약확인을 하고 브런치 작가냐고 묻더니, 내 브런치스토리를 확인한다

대뜸 사진 찍으란다

순간 당황~ 길 찾느라 몰골이 말이 아닌데

얼떨결에 사진을 찍었다

가뜩이나 사진빨을 못 받는데 아니나 다를까 추레하게 나왔다

카메라앵글은 잔인하다

헤매다 엉망이 된 어설프고 겸연쩍은 표정과 시간의 흔적을 놓치지 않고 떡하니 담았다

흑역사를 남겼군!!

재빨리 주머니에 넣고 봉인시켜 버렸다


브런치 작가 카드를 받았다. 훗


작가들의 사진과 설명이 전시되어 있고,

글을 작하는 이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글들을 적어서 벽에 붙여놨다

소재로 활용하게끔 동기부여 메모는 원하는 대로 가질 수 있었다

찬찬히 둘러보니 대단하다

어떻게 저렇게 책까지 냈을까

나에겐 근접할 수 없는 헛꿈을 꾸는 듯,

현실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전시장의 이모저모를 찍었다


작가님들이 글을 쓰게 된 계기와 이력이 붙어있다

난 감히 엄두도 못 내겠다 싶다

어떻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을까

난 고작 몇 명만이 라이킷 해 줄 뿐인데,

유익한 정보가 많은 것도 아니고, 글이 수려한 것도 아니고, 화제성이 뛰어난 글도 아니다.

그래도 나만의 시선으로 써 보는 거지


글쓰기가 힘든 어느 날, 여기 적힌 단어가 글로 살아 움직이길..

오고 싶어도 못 온 분들에게 위 사진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올려본다


SNS에 사진을 올리면 볼펜과 마우스패드를 준다고 하길래 냉큼 올렸다

딸이 보더니

"오! 간지다"

'훗! 괜찮은데 이 볼펜으로 쓰면 술술 써지려나'

에너지를 받아간다


아직은 작가라고 하기엔 갈길이 멀다

이런 나라도 최고라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어서 열심히 써본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제는 민생고를 해결하러 가볼까

오는 길에 봐 두었던 음식점을 찾아갔다

분명히 왔던 길인데 아까랑 또 다르다

또 헤맨다

다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겨우 찾았다.

'줄이 제법 기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의 줄이 시원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식당이 커서 그런가 회전율이 빨라서 좋다

맛나게 먹고 나오니 새삼 동네가 눈에 확 들어왔다


오늘은 참 이상한 날이다

뭔가에 홀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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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전시작가의여정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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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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