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짓다가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무연히 앉아있다. TV를 작게 켜놓고 사람들의 인터뷰를 찾아 읽고 사진을 보고 쌓여있는 옛 책들을 괜히 폴락이며 먼지 냄새를 맡는다. 듣지 않던 풍의 음악을 듣고 노인과 어린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 보면 무언가는 그래도 물겠지. 안 물어도 그만이라는 듯 느긋해 보이기까지 하던 낚시꾼의 허세는 사실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꿈찔꿈찔 낚시추가 흔들릴 때마다 초조한 엉덩이가 남몰래 들썩인다는 것을.
글과 사진 ㅣ pommesoupe. 김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