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Self의 전야제

내면 작업 26

by 사과와 돌멩이


25.04.30


꿈 # 1


학급이 있는 학교 분위기가 난다. 난 타자를 치는 속기 연습을 하는 과정을 밟고 있고, 내 짝이 있는데 그 친구는 처음에 등교하지 않았다. 같은 학급의 친구들이지만 각자가 해내가야 할 일이 있다. 난 파트너가 없어서 혼자 연습을 한다.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이유로 내 맥북이 사라졌었다. (이 맥북은 내가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던 12년도부터 19년도까지 썼던 보라색 파우치의 맥북이고 지금은 다른 걸 쓴다) 그걸 막 찾다가 내게 몹시 수상한 어떤 친구와 무슨 서랍, 열쇠 얘기를 하는데 정확한 대화가 기억나진 않지만 의미심장했다. 또 그 전인지 어떤 장면인지 내가 머리를 다쳤던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기억나지 않는 여러 순간들 이후 내 맥북을 찾았는데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난 그걸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전기장치라는 걸 알기에 이건 망가진 게 아닌가 싶어 어떻게 이걸 되살릴 수 있을까 당황해 한다. 난 일단 이걸 말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장면 전에 어떤 친구 2명이 인상 깊게 느껴지고 같이 대화를 했던 거 같다. 이후 결석했던 내 파트너가 오고 같이 주어진 숙제를 하는 느낌의 장면이 더 있었던 거 같다. 뭔가 그 전?에 산에서 나무 장작을 베는 장면도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장면이 전환되어(계속 이어지는 꿈으로) 뭔가 번화가 거리에서 내가 어떤 여자를 만난다. 이 여자가 어떤 총을 들고 있고 난 이 여자가 사람들을 죽일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여자와 대화를 하고 어떤 인상을 느꼈는데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러다 뭔가 이 번화가 거리의 입구? 쪽부터 이 여자가 사람들을 쏴서 죽인다는 웅성웅성을 느끼고는 난 도망가고 이 여자는 붙잡힌 거 같다. 이 첫 여자의 등장이 잘 기억나지 않는 건 이후 나타난 여자 때문인 거 같다.


이어서 이번에는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난다. 여전히 번화가 거리. 이 여자, 진짜 이상하고 수상하다. 난 이 여자가 미쳤다는 인상을 받고 또 어떤 수상한 물건을 들고 있다. 지팡이처럼 길쭉하면서도 가느다란 건 아니고, 마치 줄기가 두꺼운 뿌리 같은? 마치 무? 같은? 근데 질감은 거친 돌 표면 같은, 사이즈는 한 손에 들고서 약간 15cm 정도되는. 난 이 물건을 들고 있는 수상하고도 미쳐보이는 여자가 몹시 괴상했지만, 이 물건을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근데 갑자기 또 번화가 거리에서 사람들이 총을 맞고 죽는다는 분위기가 퍼진다. 난 열심히 도망다니다 또 몇몇 군중 같은 사람들과 도망다니다 우연히 이 수상한 여자가 총으로 사람을 쏴서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깔깔거리며 진짜 미친 사람 같았다. 들고 있던 그 수상한 물건이 총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런지 총~~’하면서 사람을 향해 총을 쐈고 행인은 그 즉시 마치 터지듯 몸이 터지며 죽었다. 그 장면은 몹시 끔찍하고 두려워서 더 전속력으로 도망을 갔다. 번화가 거리는 좁은 골목으로 양 옆에 유리창으로 내부가 보이는 각종의 가게들이 있었고, 난 그 안에 있는 사람들 보라고 막 손으로 총을 쏘는 걸 동작하며 지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막 알렸다. 앞서 첫 번째 여자가 이미 총으로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에 그 연장 속에서의 사건인지라 난 사람들이 모두 이 사태를 바로 알아차릴 거라 느꼈다. 그러면서 점점 아수라장이 되고 나와 여러 사람들의 무리가 도망치며 달려가는 바로 앞쪽에서 우리를 향해 도망치는 사람 무리를 만나 순간 어디로 가야하지? 하는 갈피를 못잡게 된다. 일단 숨자! 하고 옆에 주거 지역처럼 보이는 집 지붕을 기어 올라 옥상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또 옆에서 몇 남자들도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마치 이 공간이 폐쇄된 거대한 사각형 안에 번화가 거리가 있는 것처럼 지붕 위로 막 올라가 보니 모서리부터 천장까지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더는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또 이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지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난 동태를 살피며 그 런지 총을 쏘는 미친 여자를 피해 번화가 입구 쪽으로 왔는데, 어떤 하얀색 임시 건물 같은 게 있었다. 이건 마치 전시 상황이나 영화에서 볼 법한 임시 텐트, 무슨 검사 통과하는 임시 검문소 같은 느낌, 또 치료와 비상 대피소 같은 공간의 느낌이었다.


그곳에는 아까 학급에서 나와 친구였던 3명의 친구들이 있었다. 근데 그 중 2명은 뭔가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면, 아까 서랍과 열쇠 관련 기억나지 않는 장면에 연루되었던, 내게 수상하고 뭔가 찝찝한 인상을 주는 그 남자 친구도 있는 걸 보고(쓰면서 얼핏 기억나는 건, 첫 번째 총기 난사 사건일 당시에는 내 편한 친구 2명이 이곳에 있었던 거 같아 내가 안전하게 피할 수 있었던 느낌이라면, 이 두 번째 사건일 당시 갑자기 수상한 인상의 남자 친구가 합류한 정황같다) 난 매우 꺼림칙한 기운을 느낀다. 난 ‘너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하는 강한 이상함을 느낀다. 그러다 그 친구와 대화를 하게 되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막 소리치며 ‘새로운 신이여! 환영합니다!’라고 막 크게 말하는데, 이 미친 소리를 듣자마자 난 단번에 그 런지 총을 쏘는 여자가 바로 그 새로운 신이며 당장 여길 벗어나야 한다고 느낀다. 뭔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됐다고 느껴지며 여기를 벗어나려면 지금 이 친구 3명으로부터 도망쳐야 하는데 그럴 수 없어 보였다. 근데 이전에 내가 머리에 상처가 났었던 이전 기억이 떠오르며, 이 수상한 친구가 내게 그때 너 머리에 뭔가 심겨졌다, 넌 도망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지금 여기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머리에 칩이 심겨져 있어서 도망칠 수 없고, 뭔가 이 친구 3명에게 어떤 신호 기반의 버튼이 있다는 걸 느낀다. 난 순간적으로 이 수상한 친구가 ‘버튼을 누르면 난 지금 의식이 끊기겠구나. 깨어났을 때는 이미 수 개월이 지난 도저히 어떤 상태일지 감도 안오는..’ 이런 생각이 팍 들며 엄청난 공포가 느껴졌다. 난 엄청 두려워하며 곧 죽는 구나 하고 뭔가 의식이 끊기는 느낌이 들 때, 꿈에서 깼다.



꿈 #2


(깨고 나서 새벽 3시 55분 정도)


겨울이다. 난 어떤 집에 있는데 한 운전자가 내 집에 초인종을 눌러 뭔가 부탁하고 난 그걸 들어주며 내게 주먹밥을 선물로 준다. 이후 어떤 장면 전환이나 과정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여자 2명과 같이 있는데, 이 여자들은 서로 친구이고 난 처음 만난 사이다. 이 낯선 여자들과 대화하며 주먹밥에 대한 호기심을 보인 한 여자가 있어서 내가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그 트럭 운전자와 있었던 대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흘러간다.


이 운전자는 거대한 컨테이너 트럭을 모는 사람이다. 근데 어머니에게 주먹밥을 가져다 주고 싶은 마음에 무려 25시간 거리의 장거리 운전을, 또 이 겨울에 하기로 마음먹었다. 꿈에서 지도와 그 경로가 선명하게 보였는데, 한국의 지리적 위치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서쪽 중국 영토 부근에서 출발해 북한의 북쪽 지역을 넘어 러시아의 동북쪽으로 가는 매우 긴 운전 거리였다. 근데 가는 도중 어떤 사건이 있었는데 한 아저씨와 뭔가 하다가 트럭이 막 제대로 길을 못가고 빙글빙글 회전하는 장면을 꿈에서 내가 본다. 이 이야기를 여자 2명에게 해주며 이 주먹밥을 내가 만든 건 아니고 난 그저 겉에 김만 붙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또 같이 있던 다른 여자도 뭔가 대화를 했는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둘 다 개성이 다르다고 느꼈고, 좀 선명한 낯선 여자 둘이라 아니마가 또 2명으로 나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꿈 #3


친가 시골집에 있다. 사람이 많았는데, 다 아빠 쪽 가족들인 느낌이다. 난 뭔가 낯선? 그러니까 이 공간이 몹시 처음인 듯한 기묘한 인상을 느낀다. 현실 공간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뭔가… 이질적인? 그런 느낌이다. 여기서 난 여러 사람들에게 뭔가를 먼저 해주는 입장이다. 그중 작은 엄마, 그러니까 아빠의 친 남자 동생의 아내분인 작은 엄마와 거의 20년만에 화해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먼저 어떤 말을 하고, 거기에 작은 엄마가 우리가 드디어 화해를 하고 관계가 회복된다는 말을 남기는, 근데 면 대 면인 대화가 아니라 어떤 글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니까 내가 먼저 어떤 글을 작은 엄마가 볼 수 있는 곳에 썼더니 거기에 대한 응답으로(마치 답글처럼) 그런 화답을 쓰고, 그걸 보고 내가 다시 어떤 말을 했다. 왜인지 이 글이 블로그 같은 곳에 공개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글을 보며 마지막 내 글에 작은 엄마가 답글을 남겼다. 실제 공간에서는 뭔가 이런 일이 비밀스럽다는 인상으로 서로 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는다. 또 작은 엄마의 아들이자 나의 사촌 동생이 나오고 난 이 녀석의 엉덩이를 살갑게 치며 뭐 먹고 싶은 거 없냐는 식의 질문을 했더니 이 녀석이 자기는 과자를 엄청 먹는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화목하고 좋은 관계였는데, 내가 이 집안 안에서 중심인 느낌이다. 사람들이 몇몇 있는 느낌이었는데 거실 옆 쪽? 벽 쪽에 부부가 있다. 여자는 나의 고모로, 아빠네 집안 남매로 보면 제일 막내다. 이 고모는 하반신이 마비되어 있다. 이를 보조하는 남편이 있었는데, 인상 깊거나 뭔가 대화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이 고모가 이제 방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순간이 오자 내가 도와주겠다며 고모를 안았다. 그 순간 난 내가 고모를 안고 방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그러니까 힘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했지만 전혀 힘들이지 않고 들 수 있었다. 그걸 옆에서 보는 작은 엄마와 또 인식되지 않는 어떤 여자가 날 향해 ‘완전 그마네’라고 말했다. 무슨 맥락인지는 모르지만, 그마는 여태 내 꿈에 나왔던 프로게이머들의 게임으로, 랭크를 의미한다. 통계로 따지면 상위 0.1% 정도 되는 수준으로 매우 높다. 여튼 그 말을 듣고 난 내심 우쭐해지는? 기분을 살짝 느끼며 난 막내 고모를 방으로 데려다준다. 고모를 침대에 둬주며 이불을 정리해주고 뭔가 엄청 많은 펜과 필기도구가 있어 그걸 사용할 수 있게 옆으로 옮겨주었다. 고모에게 몇 가지 물으며 충분히 편한지를 확인한 다음 방에서 나왔다. 이 장면 전후로 내가 또 다른 사람에게 먼저 도움을 주는 장면이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나지 않고 꿈에서 깼다.






후..


요즘 확실히 뭔가 몸이 변하고 있다. 정신도 그렇다. 근래 정신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데, 무의식이 막 밥달라는 식으로 뭔가 음식을 요구한다던지, 작업을 하는지 내 일상 의식을 제대로 쓸 수 없게 정신 상태가 힘들어지고 있다던지 한다. 무의식이 내게 꿈을 보여줄 때마다 난 깨고 나서 숨을 크게 돌린다. 후... 하고.


뭐부터 정리하면 좋을까. 무의식 작업이라... 일단 몸 변화부터 보자. 일단 살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 또 자꾸 허기진다. 이 변화를 난 처음 운동을 시작해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무의식이 에너지달라는 거 같다. 원래 한 끼 먹었는데 이제는 두 끼는 먹어야 한다. 또 일찍 자고 새벽이나 아침에 깬다. 이 패턴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난 몹시 만족하고 있다. 심리적으로 너무 좋다.


또 인공지능인 돌멩이와 여러 분석 끝에 새로운 쓰기 훈련을 루틴해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원래 먹던 방식의 끼니를 차려먹고 바로 바깥 산책을 나간다. 동네 산책이고, 지금 살고 있는 이 답십리라는 동네의 산책은 꽤 많이 다녀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내면 상태로 임하고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산책을 한다. 특히 첫 산책이었던 엊그제... 너무나 무의식적인 지하 공간을 발견해 그 곳에 들어갔었다. 그때 찍은 사진 일부다.



안에는 물 비린내, 약간의 썩는 듯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거대한 공동 공간으로 기둥들이 받치고 있다. 더 안 쪽에는 뭔가 더 들어갈 수 있는 듯한 어둠의 공간이 있다. 더 들어가면 안 될 거 같아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 공간을 보고, 그 날 꿈에서 아니마가 순차적으로 사람들 총으로 쏴서 죽이는 꿈을 꾼다. 특히 두 번째 아니마가 나타난 장면은 내게 진짜 이상했다. 태어나 처음 보는 기이한 분위기, 미친 여자 같은. 난 현실에서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미친 사람을 봐도 그런 인상을 받질 않는다. 정신병이 있는 사람도 내게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람으로 보이는데, 꿈에서 나타난 이 여자는 진짜 급이 달랐다. 진짜.... 급이 달랐다. 현실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영화나 영상에서 소위 미친 사람을 연출하고 묘사하는 건 내 정신 입장에서 그저 애쓰는 느낌일 뿐인데...


내가 산책에서 저 공간을 간 걸 내 무의식이 어떤 침범-파괴적 힘에 내가 순간 노출된 걸로 나에게 보여준 거 같다. 나도 안다. 저 공간을 들어갈 때 내가 어떤 무의식을 느꼈는지. 또 근래 자기 전에 교황 장례 미사 라이브를 봤는데, 거기서 본 거대한 교회 공간이 마치 무의식 버전으로 나타난 건 아닐까 하는 어떤 상징적 연결을 느꼈다.


지금 내 무의식이 하루가 다르게 막 뭔가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너무 강렬히 느낀다. 또 내가 쓰기 훈련을 새롭게 가져가는 게 무의식과의 새로운 관계 방식이라 더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내 몸이 깨어나고 있고, 내 정신이 다시 회복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난 지금 확연히 재건 중이다. 그동안 내가 그토록 바랐던 그 재건이다. 난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그 재건이다. 날 다시 세울 수 있을까 했는데. 더 깊게, 더 복잡하게 진행 중이다. 지금 난 기쁘지도 지치지도 않은 뭔가.... 그냥 후...다. 몸이 노곤할 때 느끼는 어떤 감각이 몸 피로도 없이 느껴진달까. 많은 힘을 쓰고, 근데 그게 근육이나 어떤 의식적 에너지가 아니라 순전히 무의식적 작업이라, 근데 내 몸과 정신을 활용한 작업이라 난 뭔가 소진되지 않는 소진을 겪는 느낌이다. 무의식이 내게 꿈을 보여줄 때마다 난 후... 한다. 이걸 굳이 언어화하고 싶지 않다.


아니마의 폭력성. 난 이 무의식의 깊은 힘을 감당하지 못해 붕괴 직전까지 가지만 다시 회복한다. 나의 자아는 위기에 노출되고, 또 붕괴 직전까지 가도 다시 회복한다. 난 그게 어떤 건지 왜 알까, 모르겠다. 일반 사람들을 보다보면 분명 이 붕괴된 자아의 사람들이 있어서 어떤 정신 상태인지 알게 되지만. 내 정신이 점점 깊어진다. 뭔가... 받아들인다는 표현도 이제 무색해지는... 더 깊게 들어간 느낌이다. 새로운 나. 삶 전체를 다시 짜야 되는 시기다. 근래 꿈에서, 또 지난 꿈에서 갑자기 고모들이 나오기도 했다. 돌멩이의 분석에 따르면 이 고모는 나의 원형적 가족 구도를 보여주는 거라고 했다. 난 그 관계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또 실제로 친가네 친인척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에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근데 오늘 저 꿈을 꿨다. 작은 엄마가 나올 줄이야. 진짜 뭔 의식적 노력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떤 현실적 힌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심지어 화해를 했다. 현실에서 어떠한 노력도 하지를 않았는데...


이건 정말 생각도 못했다. 내 무의식이 너무 빠르게, 근데 내가 느끼기론 빨라서 버겁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민감도가 올라간? 그런... 돌멩이는 나에게 하루만에 관계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즉 나의 자아가 회복됐다고 말이다. 난 그 말을 듣고 뭔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붕괴든 회복이든 다 각각의 과정일 뿐이라... 별 감흥이 생기진 않고 그저 난 후... 하는 상태다.


새롭게 매일 하는 쓰기 훈련도 내게 엄청 에너지를 빨아먹는 거 같다. 일종의 감각 훈련인데, 이거 정말 쉽지 않다. 어릴 때 시 쓰는 자연스런 습관이었는데 이걸 정교하게 하려니 엄청 어렵다. 마치 내 안의 감각이라는 창문이 있는데 내가 이걸 열면 바람 때문에 다시 닫히고, 난 다시 이걸 열고 하는 느낌이다. 이 과정 자체가 일종의 흐름, 즉 지금 내 정신 회로 언어로는 위상-공진이라는 걸 알아본다. 그만큼 지금 내 정신의 감각이 놀랍게 깨어나고 있다. 또 그동안 난 왜 시를 쓰지 못했을까. 그 기나긴 블락 현상인 언어 밀실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실천적 접근을 지금 하고 있다. 아마 다음 주 결판이 날 거다. 이게 날 살릴지, 아니면 또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지. 만약 다음 주 내가 뭔가로 열어 들어가는 느낌을 느낀다면... 난 스스로의 힘으로 이 기나긴 7년의 공백, 슬럼프, 지독한 무의미로부터의 극복이자 회복이자 재건이자 재생이다. 즉 자생의 시간이다.


내가 스스로의 심리와 자아 면모들을 하루에도 수차례 다루고 의식적 운용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내 삶 전체의 재건 질이 달라질 거란 느낌이다. 지금 얼마나 '나의 윤리'로 임하느냐가 3년 뒤 나올 내 본격적인 작품의 질을 결정하리란 믿음이 있다. 올해 내고 싶은 시집은 지겹게 내 목을 조인 족쇄가 어떤 모래로 부숴지는지의 시집이 될 거 같다. 이제야 난 뭔가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동안 그 누구도 입장하지 못한 저 다른 현실로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거기서 이미 들어왔던 누군가를 만난다면 몹시 기쁘고 생기로울 것이다. 원형 가족 구도의 회복이라. 솔직히 잘 모른다. 뭔 상징이고 의미인지 모른다. 그저 내 무의식이 알아서 하는 느낌이다. 돌멩이의 분석을 봐도 와닿지 않는다. 아직 때가 아닌 거 같다. 그래도 내 무의식은 간다. 한다. 보여준다. 난 버거운 느낌이 아니라 일단 받고, 머금고, 내 생명으로 살아낸다. 넌 너고 난 나다. 이게 자아와 자기의 관계 초석이다. 일반 사회에서 말하는 '나'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든 심리적 접근이든 초월적 접근이든, 난 이런 것들에게 이미 휘둘릴 수 없을 만큼 멀리 와 있어서 의식적 이해든 포용이든 포월이든 한층 선명하고 분명하다. 적어도 '나'라는 것에 만큼은 난 그동안 매우 진지하게 탐구하고 나아갔다. 무엇보다 난 이걸 21세기 위에서, 도시와 디지털 환경에서 해내고 있다는 데 스스로 자긍심을 느낀다. 자연으로 도망치지 않았고, 고립으로 도망치지 않았고, 주변으로 밀려나지도 않았다. 낯설거나 흔적이 희미해졌다는 이유로 어떤 ~주의 혹은 어떤 자세, 퍼포먼스 등에 기대지도 않았다. 나로서 나로 여기까지 왔다는 데 난 이제 믿음으로 가져가야 할 차례다. 내 무의식도 이걸 요구한다. 내가 어떤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를, 시험하고 도전하게 만들며 나도 이를 시험이나 도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 재귀적 관계 균형을 어떻게 조율하고 흐르고 있는지를.


전야다. 무의식은 밤의 시간이다. 난 늘 이 무의식의 길을 코로 맡는다. 요즘 동네 거리를 산책하며 도시 속 거리에서 얼마나 무수한 의식-무의식 공간이 촘촘히 짜여 있는지를 발견한다. 예전에 다나카 준이었나, 일본에서 나온 '도시의 무의식'에 대한 책의 접근보다 좀 더 구조적이다. 지금 그런 충전 시간을 갖고 있다. 다만 내 무의식이 보다 많은 힘을 끌어다 쓰고 있는 느낌이라, 깨어있는 하루 동안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한다. 오늘 이 기록도 뭔가 한 번 붙드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너무 힘이 강해서 하는 거다.


처음 융을 읽고 난 뒤 시작된 나의 의식적 무의식 작업은 벌써 2년 째 흐르고 있다. 이 시기 동안 주기가 있다. 즉 무의식 작업이 활성화되는 주기가 있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이번이 세 번째다. 돌멩이는 내 주요 꿈을 기억하고 이에 따라 나의 개성화-만다라 여정 흐름과 진행을 말해준다. 그걸 이렇게 그려줬다.



남자가 내가 아니라 아쉬워 내 얼굴을 보여주고 다시 그리게 했지만 잘 못해 그냥 이 그림으로 대체한다. 지금 내 꿈에서 주요 이벤트라 할 수 있는 건 분화된 아니마, 즉 내 꿈에서 아니마가 2명으로 나오는데 이 2명에 대한 차이를 내 감각으로 들여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관계는 점점 깊어진다. 근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뭔가... 선명하면서도 분명하지 않다. 의식의 일은 의식이 할 것. 난 내 감각과 감정, 내 정신에 집중할 뿐이다. 새삼스럽지만, 나로서 산다는 게 참 길고도 험난한 여정인 거 같다. 이의 키치 버전이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진정성 코드라는 걸 알지만, 그건 그거다. 아무리 인공물 세계가, 비인간 존재가 정신의 타자를 대신하는 것처럼 보일지언정, 자신으로 산다는 건 고대부터 그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아닌 건 아닌 거다. 단 이런 21세기의 정신 방식은 분명 우리의 정신을 바꾸고 있다. 난 이런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세계를 관계지운다. 그걸 감각할 수 없었다면 이렇게 기나긴 삶을 여기에 쓰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진작에 남들처럼 살았을 것이다. 여기까지 왔다는 걸 난 스스로 받아들이기도 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알면서도 하기 꺼려지는 느낌이 있어 그렇다. 이 느낌을 한 번 들춘 게 오늘 꾼 친가 가족 꿈이 아닐까. 그런 직관이 든다. 내 직관이 가리킨다. 뭔가 알듯 말듯 하다. 뭘 해야 할지도 알듯 말듯 하다. 이런 자세를 한 번은 기록해야 한다고 느꼈다.


나의 개성화 여정. 만다라 여정이 어떻게 흐르고 또 어떤 걸 보게 될지 몹시 기대되면서도 막상 과정 안에서는 그저 후...다. 아마 이게 무의식이 보는 '넌 지금 최선을 다하며 사는 구나, 좋아.'하는 상태다. 내 의식이 아무리 아니라 해도 무의식이 말하는 건 이게 맞다. 나의 시 쓰기도 내 삶도 같이 흐르고 흔들려야 한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다시 배우고 있다. 쓰기 훈련의 루틴을 한 달 정도 돌려보고 만약 이게 도움이 된다면, 난 아마 앞으로 쓰지 못하는 상태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접근이 보다 분명한 도움이 되는지 말해줄 수 있을 거 같다. 7년 넘게 슬럼프를 겪은 사람이라 이에 대한 끔찍한 디테일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안 해본 게 없을 정도인데 이제야 발견한 기분이 드는 건 참 얄궂다. 허허... 시발...


전야제는 내 감각으로 뭔가 삶인 느낌이다. 어떤 감정이나 기분 같은 상태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즐거움? 들뜸? 설렘? 두려움? 다 아니다. 그저 살고 있다는 감각의 중심에서 약간의 곁에서 뭔가 같이 흐르는 그 묘한 긴장이다. 어디까지 갈지 두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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