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01
FMD 식단을 처음 시작한 22.10월 이후 11회차다. 오늘은 3일차. 언제 이렇게 많이 했나 싶다. 벌써 11회차라니, 기록을 해 두면 나중에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돼 몇 자 적어둔다.
올해의 첫 FMD 식단이다. 보니까 작년 12월에 하고 올해는 아예 하지 않다가 이번에 시간을 내 식단을 시작했다. 이번엔 처음으로 같이 하는 동료가 2명이나 있다. 주의사항을 아는대로 일러주고 스스로 잘 견뎌내 무사히 완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를 포함해서. 확실히 이젠 크게 연연되지 않는 내 상태가 느껴진다. 아직도 생생한 첫 식단. 첫째 날부터 둘째 날까지의 지랄같던 몸 상태를 떠올려보면 지금은 아주 평온하다. 이번 식단 기간 동안은 매일 일도 병행했다. 둘째 날까지는 좀 쉬엄쉬엄하고 오늘은 보다 쌩쌩하지만 무리는 금물. 괜히 힘주다 보상 바라기로 몸과 뇌가 돌아서면 인내에 힘을 써야 한다. 보상 없이 에너지쓰는 이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3명이서 식재료를 분담하니 비용 측면에서 훨씬 부담이 덜 했다. 1인당 평균 4만 원 꼴이다. 5일치 식단에 4만 원이면 건강 식단으로도 아주 월등하다. 나의 첫 FMD 식단 때 25만 원가량이 들어갔던 걸 떠올리면 아주 능숙해졌다. 요령이 생기니 준비도 과정도 원활하다. 생각해보면 거진 10개월 만에 하는 식단인데도 몸과 정신이 기억하고 있는 건지, 예민하지가 않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이미지를 보면 당연히 먹고 싶지만, 그렇다고 사로잡히진 않는다. 방 한 구석에 물건을 치워놓듯 정신 한 켠에 욕구를 치워둔다. 이게 전혀 어렵지 않다.
정신 관련이니 근래 무의식 상태도 좀 적어둔다. 저번 달부터인가, 환영 이미지로 얼굴-눈, 코, 입 같은 얼굴이 엄청나게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 전까지 내 환영 이미지는 대체로 어떤 형상과 색깔에 집중되어 있었다. 사람 얼굴이 이렇게나 많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건 이례적인 변화다. 또 꿈이 분명 활발한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록도 잘 하지 않고 있다. 대체로 꿈에서 내가 뭔가 열심히 해나가고 있다. 이전이었다면 하지 못했을 그런 일들을 내가 직접 스스로 나서서 해나가는 꿈들이 태반이다. 한편으로는 뭔가 진행되고 있음을 직감하지만 그렇다고 기록을 하며 의식 작업에 힘을 줄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왠지 의식이 나설 때가 아닌 것 같다. 때가 되면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준비도 준비라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남은 하반기에는 뭔가 책을 좀 읽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선순위가 올라올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일단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올해는 믿음으로 산다고 했던가. 끝까지 그럴 예정이다. 과거의 몇몇 것들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독서 관련이 더욱 그렇다. 이젠 넘어설 때가 온 것 같다.
식단 11회차는 내게 금연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혈관 이슈 때문에라도 담배는 이제 삶에서 없앨 예정이다. 늦게 시작했지만 필 만큼 폈다. 어쩌다 한 번씩 필 수는 있어도 희망과 미래를 향해 멀리 두기로 했다. 단순히 건강상의 이유만이 아닌 보다 삶을 위한 이유다. 앞으로 FMD 식단은 굳이 규칙적으로 가져가진 않을 것 같다. 그저 하고 싶을 때 하게 되는 식단으로 평생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1년에 1번은 꼭 하는 게 좋다. 몸에의 이런 믿음은 갖기로 했다.
날이 풀려 기후위기의 다른 얼굴이 다가오고 있다. 내 표정은 전보다 유해지고 있지만, 세상은 그 반대로 향하는 것 같다. 풍요라는 도시에의 애도 시간을 각자 알아서 갖길 바란다. 아마 누구도 챙겨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