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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by 법륜 Nov 06. 2018

폭언하는 직장상사_법륜스님 즉문즉설

72화

* 즉문즉설은 질문자의 조건이나 상황을 고려한 대화입니다. 보편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폭언을 하는 직장상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질문자 “안녕하세요. 저는 다른 사람이 저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는 것 때문에 너무 힘들고 고민이 돼서 말씀 드리러 왔습니다.”


법륜스님 “다른 사람이 질문자에 대해 좋은 말만 해야 할 의무가 없잖아요. (청중 웃음) 안 좋은 말을 할 수도 있죠. 우리도 앉아서 얘기하면 뒷말 많이 하잖아요. 그 사람이 들으면 얼마나 기분 나쁘겠어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게 인간이에요. 인간은 둘러앉으면 다 그렇게 말하고 살아요. 질문자는 지금 정상적인 인간의 활동을 문제 삼는 거예요. (청중 웃음) 그런 말을 안 하면 좋은 건 맞지만 인간이 다 성인이 아닌 걸 어떡해요?”


“제가 직장 생활을 했는데 처음 하는 업무라 많이 서툴러서 기한을 놓쳤어요. 예산 관련된 일이다 보니까 급하게 처리해야 해서 관장님께 결재를 받으러 올라갔다가 말씀을 드렸는데 막말을 하시는 거예요. 업무에 대한 실수를 지적하는 건 괜찮은데 그게 아니라...”(질문자 울먹임)


“아이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나 보네요. 그 사람이 뭐라고 했어요?”


“‘가정교육을 못 받은 티가 난다. 너 같은 성격이 너무 싫다. 머리 스타일이 너무 지저분하다’ 이런 식이었어요. 지금 생각이 다 나진 않는데 정말 상처가 되는 말들이었거든요.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셨는데 그 사실을 알고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가정교육을 못 받았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게 너무 상처가 되더라고요.”


“그 사람의 직책이 뭔데요?”


“관장님이요. 제일 높은 분이었어요.”


사회의 갑질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법 


이건 세 가지 길이 있어요. 첫째, ‘아, 이건 직장 내 폭언이다. 내가 여기에 일하러 왔지 너한테 이런 폭언을 들으러 온 건 아니다. 이건 인격 모독이다’ 그러면 바로 고발을 해야 해요. 


둘째, ‘그런 정도는 내가 사회생활 하는 데서 적응하는 훈련이다. 연습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배짱을 키우는 거예요. ‘일도 못하는 게 머리가 너무 길다’라고 하면 ‘일하는 것과 머리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이게 어디서 말대꾸 하냐?’ 그러면 ‘죄송합니다’ 그러면 돼요.


 내가 거기에 기죽지 말고 배짱을 키운다는 말이에요. 말대꾸를 또박또박 하면 성질을 더 내니까 조금 유머러스하게 받아치는 거예요.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표가 난다고 하면 ‘맞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싸우느라 제가 가정교육을 받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답하세요.


지금 어머니 아버지가 이혼한 것을 두고 질문자가 열등의식을 갖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상처가 되는 거예요. 어머니 아버지가 이혼한 건 질문자하고 아무 관계가 없어요. 자기들 두 사람끼리 뜻이 안 맞아서 헤어진 거지, 그게 나의 잘못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그걸 갖고 발끈할 필요가 없어요. ‘예, 당신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돼요. 웃으면서 받아내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내가 이 사람하고 한 1년 살면서 면역력을 키우면 앞으로 다른 사람들하고 사는 데는 큰 문제가 없잖아요. 그러면 이건 사회생활에 단련이 되도록 해주는 훈련이니까 나중에 고마워하게 될 수도 있어요. 


세 번째, 고발해서 시정하는 것도 못하겠고, 그걸 유머로 넘겨서 자기 맷집을 키우는 쪽으로도 못 하겠으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그만두는 수밖에 없어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이러고 ‘안녕히 계세요’ 하고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다른 직장으로 옮겨도 이런 일은 또 일어날 수 있어요. 그러면 거기서 또 그만두는 수가 있고, 적응하는 수가 있고, 고발하는 수가 있어요. 그건 자기 선택이에요. 질문자는 어떻게 하고 싶어요?”


“지금은 그 이유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어요. 그런 경험이 상처가 많이 됐고, 다음 직장에서 그런 일이 또 반복됐을 때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방금 말한 것처럼 대처하면 돼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세상이란 게 이래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 ‘갑질’이 많다고 했잖아요. 이게 ‘갑질’이잖아요. 불공정이 많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그걸 시정하는 노력을 우리가 해야 해요. 아니면 거기에 대처하는 맷집을 키우거나 하면 돼요. 안 그러면 질문자는 사회생활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시정하려면 힘이 많이 들어요. 그걸 고발해서 시정하려면 회사 다니면서 왕따도 당해야 하잖아요. 민주화 운동하려면 감옥 갈 각오도 하고 독립 운동할 때는 죽을 각오도 해야 하듯이, 회사 안에서 갑질 하는 걸 시정하려면 왕따도 좀 당하고 이래야 해요. 그럴 때 떳떳해야 해요. ‘너희가 비웃든지 말든지 나는 이걸 시정하고 말 거야’ 이런 자세가 필요한 거예요.


그런데 한 번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가면 또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요. 계속 이렇게 피하기만 하다 보면 질문자는 평생 인생을 쫓겨 다니며 내내 피하고 살아야 해요. 이게 트라우마가 된 건 자기가 트라우마로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그건 지나갔으면 버려야 해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 대한 것들이 자꾸 생각이 나요.”


“그 상처 입은 것이 계속 덧나는 거죠. 그럼 그것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해요. 안 그러면 다른 회사에 가서 조그마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거나, 그럴까 봐 두려워서 마음이 위축됩니다.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그때 그 인간이 그렇게 말해도 내가 잘 견디고 살았는데 다른 회사 가면 그런 정도야 이제 잘 견딜 수 있지’ 이렇게 이걸 경험 삼아야 해요. 상처로 삼지 말고요. 그리고 그게 법적으로 시정이 필요한 것이라면 고발을 해야해요.”


상대가 내게 던진 쓰레기를 움켜쥐고 있나요? 


“이제 다음 회사 들어갈 걸 대비해서 이걸 생각해 보세요. 어떤 사람이 질문자한테 선물을 하나 줬어요. 고맙다며 덥석 받았는데 열어보니까 쓰레기만 가득 들었어요. 그러면 질문자는 어떻게 할래요?”


“버려야죠.”


“질문자는 지금 그걸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 선물을 계속 갖고 다니면서 매일 매일 열어보고 ‘이 인간이 나한테 어떻게 이런 걸 줄 수가 있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렇게 매일매일 그걸 쳐다보고 성질내는 사람이에요. 그러면 그건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질문자가 생각할 때 이게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질문자가 지금 스님한테 얘기하고 있잖아요. 질문자가 말한 대로 그 사람이 말의 쓰레기를 질문자한테 던졌다면 쓰레기통에 바로 버려야죠. 왜 그걸 매일 끄집어내서 곱씹고 괴로워해요? 지금 여기서도 또 끄집어내서 곱씹으며 눈물 흘리잖아요. 그게 정말로 올바르지 않은 말이라면 말의 쓰레기잖아요. 그럼 쓰레기통에 빨리 버려야죠. 버렸어요?”


“...”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계속 움켜쥐고 있을래요?”


“버리겠습니다.” (청중 박수)


“그래요, 쓰레기통에 버려요. 그걸 계속 붙들고 있으면 그건 자기 상처예요.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의 문제라는 말이에요. 처음에 쓰레기를 준 건 제1의 화살을 맞은 겁니다.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은 맞지 마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그걸 계속 들고 다니면서 곱씹지 말라는 뜻이에요. 곱씹을 때부터는 자기 잘못에 해당하는 거예요. 그 사람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까 ‘아, 내가 그 사람이 던진 말의 쓰레기를 지금까지 움켜쥐고 다녔구나. 내가 바보였구나. 에이, 그래. 쓰레기통에 버리자!’ 이러고 탁 버려 버리세요. 버리기 싫어요?”


“아니요.” (질문자 웃음, 청중 웃음과 박수)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걸 세상 사람들이 나한테 다 주지 않습니다. 부모도 내가 원하는 만큼 안 주고, 자식도 내가 원하는 만큼 안 주고, 배우자는 더더욱 안 줘요. (청중 웃음) 회사 가도 안 줘요. 또 대통령이라고 뽑아 놓으면 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안 해줘요. 일본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줄까요?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줄까요? 중국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줄까요? 이처럼 원하는 대로 안 되는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거예요.


대범하게 받아들이되, 

필요하다면 시정을 위해 노력하세요.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세요. 옛날에는 밥 굶었다는데 그래도 밥은 먹었잖아요. 옛날에는 헐벗었다는데 옷은 입었잖아요. 옛날에는 비새는 집이 많았는데 지금 우리 집에 비는 안 새잖아요. 직장이 어떻다며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보다도 ‘그래도 밥벌이 할 직장이 있는 것만 해도 고맙다’라고 생각하고요. 기본적인 관점을 이렇게 가지셔야 해요. 그래야 인생을 웃으면서 살 수 있어요.


그러나 그렇게 웃으면서도 시정할 건 해야 돼요. 옛날에는 시위 하면 막 악을 쓰고 때려 부수면서 시위 했는데 지난 해 촛불 시위에서는 가서 춤추고 노래하다가 퇴진 구호 좀 외치고 그렇게 해도 효과를 봤잖아요. 시정은 시정대로 요구하고 즐기는 건 즐기는 거예요. 예전처럼 악 쓰면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에요.


상사가 욕설을 하면 ‘어, 저 인간이 욕을 하는구나. 저걸 봐줄까? 아니면 내가 저 사람의 말버릇을 고쳐줄까?’ 고쳐주고 싶다면 다음부터는 스마트 폰을 활용하세요. 녹음기를 딱 호주머니에 넣어놓고 녹취를 하는 거예요. 증거를 쫙 모아가지고 변호사한테 줘서 이 정도면 고발해서 될까, 안 될까 물어보고 ‘아이고, 네가 어려서 그렇지. 인간 세상에서 그런 일은 다반사야’ 그러면 ‘알았어요’ 하고 그 정도는 적응하고 살아요. 


‘이건 직장 내 폭언에 들어간다. 이건 부당노동행위에 들어간다’라고 하면 자료를 딱 첨부해서 고발하세요. 한두 번 한 걸로는 안 돼요. 날짜별로 쭉 자료를 모아가지고 고발하세요. 그렇게 모으면서도 중간 중간에 웃으면서 ‘관장님, 폭언이 좀 심하십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녹음해서 놔둬야 해요. 그러면 그 인간이 더 화낼 거예요. (청중 웃음) 내가 일방적으로 고발한 게 아니라 시정을 위해서 노력을 했다는 증거까지 다 축적을 해서 딱 고발을 해야 한꺼번에 날릴 수 있는 거예요. 


그냥 한 번 이랬다고 흥분해서 가서 고발하면 사람들이 공감해 주기가 어려워요. 판사도 보고서 보면서 ‘아이고, 뭐 살다 보면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거지’ 이렇게 돼 버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뭔가 부당한 게 있으면 메일을 보내든 뭘 보내가지고 시정 요청을 하고, 또 답을 받고 다시 시정 요청을 하고, 또 답을 받고 하면서 자료를 축적해야 합니다. 이렇게 쭉 축적을 해서 딱 이야기해야 해요.


처음 한 번은 정중하게 시정을 요청하고, 두 번째로 또 그러면 강하게 얘기해야 해요. 세 번째 또 그러면 딱 고발을 해야 해요. 그러면 첫 번째 할 때 내가 정중하게 요청했고 두 번째 할 때 내가 강경하게 항의했는데도 세 번째 또 했으니까 이거는 확실해지는 거예요. 이렇게 고발을 해서 시정을 하려면 ‘했다, 안 했다’ 하는 논쟁이 될 것에 대비해야 해요. 내가 당했다는 얘기만 가지고는 아무리 얘기해도 객관적 증거가 없으면 해결이 안 됩니다.


그렇게 요령껏 살아야 해요. ‘세상이 알아서 다 나를 위해서 해주겠지’ 이런 건 너무 어린애 같은 생각이에요. 이건 착할지는 몰라도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이 인생을 감사할 줄 알아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이 세상은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시정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해요. 저는 여러분들하고 늘 이렇게 싱글싱글 웃고 지내지만 세상의 온갖 것들을 시정하기 위해서 노력해요. 불쌍한 사람을 보고 우는 게 아니라 돈을 모아서 지원을 하든지 하고요. 


예를 들어 로힝야 족 난민 생겼다고 하면 사람을 보내서 지원을 하든지 뭐라도 해야지, 여기 앉아서 울면 무슨 도움이 돼요? 전쟁 위험이 있다고 하면 미국에 가서 미국 사람을 설득하든지, 북한 사람을 만나서 설득을 하든지, 우리 정부의 사람을 만나서 설득을 하든지, 사회 지도층을 모아서 성명서를 발표를 하든지, 대중을 모아가지고 촛불 시위를 하든지, 강연에서 계속 얘기를 하든지, 이렇게 뭘 해도 해야 해요.


그래서 우리가 첫째는 대범하게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고, 두 번째는 필요하다면 시정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웃으면서 살아야 해요. 인상 쓰고 살지 말고요.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청중 박수)


사회의 갑질, 
대범하게 받아들이되 필요하다면 시정을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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