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떠나고 싶지만, 작정하고 떠나다

- 드디어 찾았다, 우리의 식당.

by 낮은돌담

오늘은 하루종일 숙소에 있는 날이다.

아이들은 하루는 온종일 숙소에 있고 싶다고 했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오전에는 이것저것 하다 보니 시간이 훅 흘러가버렸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원래 점심은 10여분 넘게 걸으면 식당가가 나오니 그쪽으로 가서 먹자고 했는데, 갑자기 나의 마음이 바뀐다.

이 숙소는 외관이 정말 예쁘다.

그리고 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하는 이 숙소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있다.

그 레스토랑도 이 숙소와 같은 컨셉으로 지어진 아주 멋진 외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가는 길, 너무 예쁜데 갑자가 생각하나 가 번뜩 지나간다.

여권과 환전할 5만 원권, 그리고 환전한 태국돈 중에 그 단위가 큰 것들을 넣어두는 지갑이 있는데 그 지갑을 안 가지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룸청소를 해달라는 표시를 하고 나왔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매번 크로스백에 그것들을 넣고 다니려니 어깨가 아팠다.

그래서 어제저녁에는 청소를 하러 올 것도 아니니 그냥 숙소에 두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훨씬 어깨가 가볍고 편했다.

그리고는 오늘도 별생각 없이 그냥 나온 것이다.

둘째에게 얼른 가서 그것들을 가져오라고 하자 둘째는 괜찮다며 가는 것을 귀찮아한다.

나는 안된다고 얼른 가서 가져오라고 하고 둘째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왔던 길을 되돌아 뛰어간다.

그런 둘째의 뒷모습을 보며 첫째와 나는 어쨌거나 너무나 착한 아이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참으로 착한 동생이요, 아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호텔레스토랑에서 먹은 점심은 우리가 지금까지 먹었던 것에 비하면 비싸기만 할 뿐 여러모로 별로였다.

우리끼리의 평을 마치고 수영을 하기 위해 갔다.

아이들은 내가 물속에 함께 들어가니 그저 좋다.

그렇게 한바탕 물놀이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직도 청소가 되어있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로비로 전화를 건다.

아직까지 청소가 되지 않았다고 하니 미안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6시쯤에는 될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가 와서 내가 사용한 흔적을 청소하는데 그곳에 있는 것이 나는 불편하다.

그럼, 우선은 청소해 주시는 분이 오실 때까지는 숙소에서 놀다가 오시면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한다.

그리고 보드게임이다.

정말 매일 보드게임을 한다.

엊저녁에는 너무 졸린데도 졸린 눈을 비벼가며 보드게임을 했다.

가져온 게임은 세 가지여서 이 세 가지의 게임을 매일 하는 것이다.

한창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노크를 한다.

우리는 즉시 하던 게임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저녁을 먹었던 식당은 별로였다.

태국 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대마가 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여행을 가서 가능한 한 8시 전에는 숙소에 들어가는 편이다.


예전에 유럽 어느 나라에 갔을 때 호텔에서 내 여행경비를 고스란히 소매치기당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어찌어찌 해결방법이 생겨서 그것을 해결하러 저녁에 나갔던 적이 있다.

그때는 첫째 아이와 함께였는데, 첫째 아이는 숙소에 두고 나만 나갔었다.

그 시간이 6시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갑자기 도로에 오픈카가 달리더니 어느 여자가 큰 소리와 함께 허리를 숙였는데 짧은 치마를 입고 있던 그분은 거의 탈의 상태가 되었고 주변은 환호와 야유의 소리가 났다.

나는 그 모든 상황이 마치 영화에서 갱들의 싸움인 양 무서웠다.

나름대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어느 피에로에게 큰돈을 뺏기다시피 하고 여행경비를 소매치기당하고 저녁에는 그런 일까지..

그 모든 것이 그 나라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으로 가득했다.

물론,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마음을 다스리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한국에서도 저녁 늦은 시간에 나가서 노는 것을 즐겨하지는 않는 편이고, 외국에서는 더더욱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태국의 대마에 대해서도 대마그림이 그려지거나 해피셰이크라는 것을 조심하면 된다고 했고, 나는 저녁 늦은 시간에 나가서 돌아다니지 않을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거리에서 대마 그림은 정말 흔했고 우리는 대마그림이 그려진 식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대마가 비싸서 누군가가 내가 시킨 음식에 몰래 대마를 넣을 리는 없다고 했지만 그렇게 조심했다.

그렇게 내내 다녔는데, 어제저녁에는 그냥 불쑥 들어간 식당이 한편에는 바에서 대마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음식도 그저 그랬고 우리는 오늘은 맞은편을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맞은편으로 가는데 처음으로 실내가 마련된 식당을 발견했다.

마치 우리나라의 카페 같은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야호!!

주변의 다른 식당과 비슷한 가격에 깔끔한 분위기의 식당은 맛도 좋았다.

우리는 드디어 저녁을 먹을 우리의 식당을 찾은 것이다.

여행을 와서 마음에 드는 식당을 발견하면 그리로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냥 다른 곳을 가보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익숙한 식당을 향하게 된다.

여행은 자꾸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는데 그 와중에 익숙함을 향해가는 것이다.

KakaoTalk_20240126_133355172.jpg 숙소에 머무는 동안 저녁에 매일 걸었던 거리. 저녁밥을 먹으러 왕복 40분 정도를 걷는데 하다 보니 좋다. 매일을 저녁 산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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