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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Mar 20. 2017

질문이 있다면

학교에 직접 물어보세요!

도시풍경


나는 고3 때 지원서를 접수할 때를 제외하고 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았다. 담임선생님과 어른들의 말을 참고해서 전공을 결정했다. 내가 직접 찾아보고 학과를 결정하기 보다는 몇 분이라도 책을 들여다보는게 효율적이라 믿었다. 


하지만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고 수업을 들었지만 어른들이 이야기해 준 긍정적인 공부 환경과는 차이가 있었다. 왜 우리는 원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도 경쟁해야 할까?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 PC방에 자리 잡고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탄식의 한숨 가운데 나는 수강신청에 성공했다는 이상한 성취감은 왜 느껴야 할까?


경제학과 수업은 고등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필수과목을 제외하고 나면 선택지는 별로 없었고 일방적인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대형강의마저 수강신청이 어려우니 운 좋게 겨우 신청이 되면 수업이 별로여도 어쩔 수 없이 들을 때도 있었다. 최근에 수업이 다양화되고 수강신청의 압박이 줄었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상황이 많이 나아지진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유학 준비를 위해서는 꼭 홈페이지를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한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꼭 직접 메일로 물어봐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학교를 선택할 때는 물론 그 학교의 명성과 졸업생들의 성공 여부를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수업을 들을 당사자가 커리큘럼을 확인하고 어떤 교육을 받게 될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admission에 있는 필요서류와 포트폴리오 가이드라인, 그리고 중요한 데드라인 등을 확인하고 꼭 담당자 이메일을 체크해두면 좋다. 나는 담당자를 통해 크게 두 가지를 얻었는데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학교에 직접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짧게라도 꼭 메일을 보냈으면 좋겠다. 


나는 우선 포트폴리오 리뷰에 대해 궁금했다. 대부분 학교들이 portfolio day를 통해 학생들을 만나고 포트폴리오에 대한 코멘트를 해준다. 한국에도 유학원이 주최해서 가끔 열리기도 하는데 나는 혼자 준비하는 입장에서 학교에서 원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 내가 헛다리 집고 있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답장은 3일 정도 지나서 왔는데 생각보다 호의적이라 놀랐다. 요점은 데드라인 이전에 내가 포트폴리오를 보내면 혹시 현저하게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코멘트해주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메일로 알려줄 테니 보완해서 다시 보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경쟁이 매우 심하고 학생이 몰리는 학교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지만 나처럼 멀리 떨어져 혼자 준비해야 하는 경우 이런 정보는 꽤 큰 위안이 된다. 


두 번째로 추천서에 대한 항목이었다. 캐나다에 있는 많은 학교는 추천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장을 구할 때도 추천서가 반드시 필요한 문화라 특히 미술대학교에서는 선생님 또는 아티스트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내가 지원하려는 학교들은 추천서가 필수는 아니었다. 선택사항으로 되어 있었는데 혹시 내가 추천서를 받지 못하면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내가 만약 추천서 때문에 학교에 합격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추천서를 써줄 만한 사람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학원에 다니는 상황도 아니고 미술 관련 업종에서 일하던 사람도 아니라서 특히 영어로 추천서를 보내줄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입학 담당자는 추천서에 대한 항목은 장학금과 관련 있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냈다. 그는 내가 메일을 보낼 때 그 학교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와 추천서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나의 온라인 지원서 항목에서 추천서 항목을 삭제해 주었다. 


한국이었으면 입학 담당자와 이러한 소통이 가능했을까? 물론 문화의 차이가 존재하고 학교가 누구에게나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학생은 돈을 내고 교육서비스를 구매하는 당사자인 만큼 원활한 의사소통과 좋은 교육내용은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제는 듣고 싶은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 담당자에게 문의하는 대신 학생끼리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이상하게 보인다. 


혹시 영어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거나 어법, 말투 등을 고치고 싶다면 chattingcat.com이라는 사이트를 추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사이트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이 사이트는 글을 올리면 거의 5분 안에 원어민이 매칭 되어 수정을 해주기 때문에 신속하게 리뷰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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