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때문인지 일을 못 구해서 그런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돈은 아껴 써야 하는데 먹는 데에 자꾸 쓰고 8개월 동안 한 건 없고. 지인 말 대로 쉬는 동안 몸을 건강하게 돌본 것도 아니고 늦잠 자고 내 몸을 잘 돌보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동생이랑 인생 첫 해외여행도 가고 읽고 싶은 책도 실컷 읽고 글 쓰고 싶을 때 글도 쓰고 영화도 보고 정말 편안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다. 일 하는 시간도 가치 있고 일하지 않는 시간도 마찬가지로 가치 있다.
강원도가 일자리가 워낙 없어서 어려우면 경기도 쪽을 정말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고향이 강원도 고성이라 너무 멀어지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경기도 쪽은 알아보지 않았는데 최후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동생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떨어지게 되는 것도 슬프고 불안하다. 물론 떨어져서 혼자 살아본 적도 있고 언젠가는 각자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같이 지내면서 의지도 많이 했는데 다시 혼자 살면 적적하고 외로울 것 같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일을 할 때 부담감이 큰 편으로 긴장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서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하는 것 같다. 전 직장에서는 업무량도 너무 많고 일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약을 먹어가면서 해야 겨우 유지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 와중에 달리기를 시작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하며 체력도 키우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스트레스를 좀 덜 받고 긴장도 덜 하며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경험도 늘었으니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다.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주어지면 좋겠다. 누구나 시기가 있다. 나도 많이 노력해야 한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지만 일로 보람도 찾고 나와 맞는 일을 해서 경력도 쌓고 내가 가진 재능이 잘 쓰일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나에게 일은 삶의 일부다. 일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일만큼 가치 있는 것들이 많다. 나에겐 책과 글이 그렇다. 아직 세상이 하루 대부분이 일하는 시간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점차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가치관이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하면 좋겠다. 그래야 더 오래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 일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물론 걱정이 더 앞서긴 하지만 기대도 된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배움을 얻을까? 모든 경험이 깨달음을 준다. 내 인생의 한 챕터다. 나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한다. 상담 일을 구하기 어렵다면 당장 서비스직이라도 다른 곳에 취직할 수도 있다.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모든 길이 다 의미 있고 가치 있다. 세상을, 일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모든 것이 배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