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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연어 May 24. 2020

(매뉴얼) 나 혼자서 이게 되나요?

< 실전으로 배우는 1인기업 매뉴얼 >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면 어느덧 전문가?     


1만 시간이 주어지면 누구나 전문가가 된다고 합니다.

하루 8시간씩 오롯이 자기 일에 열정을 쏟아붓는다면 3년 남짓한 시간에도 뭐 좀 아는 사람이 됩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좋아하거나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일에는 열정적으로 변하게 되지요. 이 열정이 스스로 만든 1인 기업에 쓰인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초보운전자도 3년을 달리다 보면 몸이 알아서 운전합니다. 비록 생소한 분야라도 일정 시간을 투자하다 보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듣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멀티플레이어가 되었다면 '업무를 전문화시켜라'

기업에 컴퓨터부터 전산장비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컴퓨터 전문가일까요? 일반적인 사람보다 컴퓨터에 대한 상식을 조금 더 알 수는 있겠으나 엄밀히 말해 저는 PC전문가가 아닙니다. 제 일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구매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십여 년을 넘게 구매를 하다 보니 머릿속에 구매에 대한 기승전결이 잡혀있습니다. 구매의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정리돼있다 보니 누구보다 가성비 높게, 누구보다 정확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컴퓨터 전문가는 저희 회사 엔지니어고 저는 구매전문가입니다.


1인 기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게 두렵고 낯설어서 매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구매하곤 했습니다. 비싼 가격으로 마트에 가서 김치냉장고를 사고도 싸게 샀다고 좋아한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보다 저렴하게 사는 방법이 많았는데 모르니까 호갱이 된 거죠. 그러다가 사업이 본격적으로 되면서 고객사에서 여러 품목의 견적을 요청받게 되었습니다. 발주가 난 제품들을 구매하다 보니 나름의 구매방법과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지금은 직원들이 있으니 일도 분업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구매만큼은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아마도 스스로 구매를 가장 잘한다는 생각에 업무를 넘겨주지 못하는 노파심인 것 같습니다. 사실 구매를 조금만 신경 써도 직원의 한 달 월급만큼도 세이브할 수가 있습니다. 1인 기업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해보니 구매 쪽이 능력 발휘가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아이템으로 1인 기업을 하던지 일단은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합니다

그러다 '그중에서 제일 잘하는 업무'가 생기면 집중적으로 키워보시기 바랍니다

잘하는 건 키우고 못하는 건 협력하는 게 '1인 기업의 전략적 선택'입니다

1인 기업을  처음 시작하다 보면 당연히 모든 게 서투릅니다. 여기저기 맨땅에 헤딩하는 상황이지만 부족한 분야는 업계 사람들을 통해 협력해 나가면 됩니다. 그러니 일단 부딪치는 게 중요합니다. 혼자서 영업도 해보고 견적도 주고 세금 정리도 하다 보면 어느새 돌아가는 흐름이 파악되고 일정한 루틴이 생깁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선택의 순간에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감각 게 됩니다. 그런 후에야 경쟁력 있는 제품도 확보하고 선투자도 할 수 있는 안목 가질 수 있습니다. 일단 본인이 하는 일의 전체를 놓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업무를 고르세요. 그리고 주 업무로 키우시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롤모델, 정해서 따라 하기


거래하는 매입처 중에 전산 쇼핑몰을 운영하는 K사가 있습니다. 롤모델로 삼은 회사 중에 하나입니다. 이 업체의 2019년도 매출은 8천억이 넘습니다. 쇼핑몰을 운영해서 이루어지는 매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입니다. 직원도 400명이 넘지만 특이하게도 모든 직원의 업무가 로테이션으로 돌아간다는데 있습니다. 영업담당이 상담센터로 가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물류팀 배송업무를 봅니다. 관리직 직원이 어느 날 가보면 주차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부서마다 돌아가면서 업무를 익히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되고 어떤 일을 해도 문제없는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하게 됩니다. K사는 '용산의 삼성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웬만한 기업의 시스템보다 체계적이고 고객 마인드가 투철합니다. 그런 기본을 바탕으로 이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금의 규모로 놀랍도록 성장했습니다. 직원들 모두가 회사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모든 회사에 어울린다고 보진 않습니다. 그러나 1인 기업가가 K사의 마인드로 일하다 보면 실패를 줄이고 1인 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 업체와는 십여 년을 거래하고 있는데 지금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K사의 고객을 우선하는 마인드는 늘 저에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가르침이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성장한다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너도나도 하는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매뉴얼 데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니까 경험이 없어도 많은 사람이 뛰어듭니다. 그러나 당장의 편리함으로 남의 노하우를 가져다 쓰면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요즘 고객은 뻔한 맛, 뻔한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이용하지 않습니다. 자기만의 노하우를 찾아야 합니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필수조건입니다

스스로 쌓은 경험이야말로 진짜 노하우가 됩니다


1인 기업은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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