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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연어 Jun 07. 2023

창업(1인 기업) ..
죽음의 계곡을 건너 생존하기

인생을 바꾸는 100일 글쓰기

창업, 죽음의 건너 생존하기

점심은 주로,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내 구내식당에 가서 먹는다. 무엇보다 세 가지(한식, 양식, 일식) 중에 골라 먹을 수 있어 애용하는 편이다. 저염식이고 조미료를 적게 사용해서 담백하다. 거기다 각종 샐러드와 과일, 음료수 또한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니 다른 데 갈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렇게 해서 현금가 기준 7,700원을 받는다. 비싸다 싸다는 상대적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나에겐 만족스러운 한 끼다. 규모도 압도적이라 오피스 거리의 모든 구내식당 중 제일 크다. 


이런 공룡(구내식당) 앞에도 매장들이 있다. 하지만 카페나 샐러드바, 라면집, 백반집이 들어왔다가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났다. 개업한지 3~6개월 만에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무시무시한 대기업(구내식당) 앞에 동네 상권은 추풍낙엽이 되었다. 그런데도 가장 최근에 구내식당 앞에 새로 문을 연 국밥집이 있다. 이전 라면집 사장님이 문을 닫은 히스토리를 아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자리에 힘차게 오픈을 했다. 메뉴는 된장찌개, 미역국 등 서너 가지 국밥으로 구성되어 있다. 키오스크 기기에서 주문을 하면 주방에서 메뉴가 나오고 모든 게 셀프다. 국밥의 가격은 모두 6,900원이다. 일단 외식업의 대부 백종원 씨가 좋아할 단출한 메뉴 구성과 착한 가격이다.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차에 12:30쯤 점심을 먹으러 갔다

번호를 부르면 손님이 직접 자리까지 음식을 들고 가야 한다. 계란찜 한 조각, 김치, 무나물 세 가지로 이루어진 반찬도 마찬가지로 셀프다. 주방에는 중년으로 보이는 두 명의 사장님이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한다. 아마도 동업이 아닐까 싶다. 나의 키오스크 주문표에는 14번이 찍혔다. 


이 집은 특이하게 영업시간이 오전 11:00~14:00까지다. 

아마도 낮 장사만 공략하기로 한 것 같다(오피스 거리는 저녁시간에 술집을 빼고는 일찍 문을 닫는 가게가 많다). 직장인에게 12:30분은 대부분 점심을 먹고 있거나 마칠 시간이다. 조금 넓게 잡아도 1시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다. 보통 한 테이블에 2~3명씩 먹는다 해도 14번이면 후하게 잡아도 40명쯤 방문했을 테다. 그리고 2시까지 영업시간이니 이후로 더 온다해도(방문한 시간에는 한 테이블만 손님이 있었음) 50~60명을 채우기가 어려워 보인다(구내식당 앞이라 다니면서 3주간 지켜본 결과). 단순 계산으로 하루 매출은 30~40만 원 정도 나올 텐데 일주일에 5일 영업하고(오피스촌이라 주말에는 쉼) 한 달에 20일 채운다면 월 6~8백만 원 정도의 매출이 나온다는 얘기다. 


여기서 지출을 빼야 한다. 식자재 원가, 부자재비, 임대료, 관리비, 각종 공과금, 광고비 등이 나올 테다. 거기다 부가세와 소득세는 세금으로 내야 한다. 20평 정도 돼 보이는 매장의 임대료는 지하 1층과 송파구를 감안해도 최소 100~150만 원 정도 예상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단순히 마진을 매출의  40프로로 잡는다고 해도 수익 계산이 쉽지 않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조금 남는다고 해도 사장님들의 인건비를 의미 있게 건질 수가 없다. 단적으로 그 시간에 다른 곳에서 일했다면 얻게 될 기회비용을 날리는 셈이다. (이 계산이 다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미역국을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 그래서 안타깝다

같이 간 직원은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역시 맛있다고 한다. 반찬마저 정갈하다. 가격도 6,900원이니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굉장히 저렴한 금액이다. 백종원 씨가 와도 크게 나무랄 때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이렇게 가성비 좋은 식당인데 손님이 없다. 초장기라 시간이 흘러 더 알려진다고 해도 답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바로 앞에 공룡 구내식당이 7,700원에 뷔페급 메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좋은데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진정 '고생 끝에 고생만' 남는다.


사장님은 왜 이 자리에 식당을 열었을까?

분명 오픈전에 사장님도 나름 계산기를 두드렸을 테다. 구내식당으로 사람이 많이 가니 가는 길에 손님을 유입시킨다거나 지하라서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거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다만 그 판단의 실익은 따져봐야 한다. 대부분 자기가 하면 잘 될 것 같은 오류에 빠진다. 지금 한 달을 넘기고 있는 중인데 사장님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빨리 손절하고 다른 일을 찾아보거나 버티려고 영업시간 외에 손실을 메꿀 알바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장사는 예측이 되지 않는 영역이다. 차라리 안 했더라면 손실이 없었을 텐데 괜히 시작해서 고생하는 사례가 숱하게 발생한다.


벌어야 산다

경제적인 책임이 막중하지 않다면 취미생활로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벌어야 한다. 무엇을 하든 간에 돈을 벌지 않고는 지속할 수 없다. 꿈도 좋고 자아실현도 좋지만 일단 생업이 돼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그래야 규모를 키우거나 전문화 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잘 돼 보여도 안에서 직접 해보면 도처가 지뢰밭이다. 




소위 벤처 창업에는 '죽음의 계곡'이란 게 존재한다.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사업화 단계전에 도산하는 경우다. 일반 창업도 마찬가지다. 자리 잡기 전에 운영자금이 부족하거나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서 폐업하는 곳이 많다. 비슷한 '죽음의 계곡'을 건너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잘 넘어야 롱런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선 시작을 잘해야 된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변수를 제거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그런 시각을 갖는 게 말이 쉽지 전문가들도 사실 어렵다. 


그래도 계속해서 경험치를 쌓아두어야 한다. 

실전은 '정글의 법칙'만 통한다.


   


2021년 기준, 자영업자 수는 650만 명에 이르렀다. 

반면 소득은 매년 줄어들었다. 2021년 자영업자 평균 소득이 1,952만 원이라고 하니 각자도생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현실적으로 4인 가족의 생계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영업자 650만 명이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인구의 절반이 자영업과 연관되어 있다. 자영업이 어려우면 살림살이가 힘들고 가계가 흔들리면 나라 경제가 휘청인다. 국가는 지속해서 자영업 관련 대책을 만들 수밖에 없다.


주된 일자리 퇴직연령이 2021년 평균 49.3세라고 한다. 나이 50에 하던 일이 어려워지면 정년이라 할 수 있는 60이나 국민연금 수령 나이인 60대 중반까지 자산을 깨먹을 수밖에 없다. 이사이 (50~60세) 벌어들이는 수익은 온전히 생활비와 자녀, 노후자금 등에 쓰여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자산 손실이 일어난다. 노후자금 마련을 할 수 없으니 정작 노인이 돼서는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개인의 삶이 경제적인 죽음의 계곡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다.


1인 기업은 Stop이 아니고 Go다

크게 시설비나 감가상각이 될만한 요소가 적다. 그만큼 부담이 덜하다. 

그리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지역이나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문제를 상쇄시킬 수 있다. 

최소한, 해도 안되는 구조적인 문제는 덜고 시작하는 셈이다.


창업, 이 어려운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잘 되는 이유를 찾기 전에, 해도 안되는 변수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


1인 기업은 

인생의 '고단한 계곡'을 가볍고 알차게 넘게 해줄 것이다










 .. 1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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