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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들 Feb 23. 2023

시쓰고 가끔 그림도 그려요

누구나 외로움에 산다

누구나 외로움에 산다   /  나들


가을을 앞둔 매미는 외롭고
겨울을 기다리는 귀뚜리도 외로워 운다.

준비물을 챙기지 못한 철수도 외롭고
엄마 없는 집으로 향하는 영이도 외롭다.

동네 어귀 느티나무 아래 몇 시간째 앉아있는
앞집 할머니의 유모차도 외롭고,
지친 몸으로 터덜터덜 돌아가는 아버지 손의
까만 비닐 봉다리도 외롭다.

사랑에 빠진 누구라도, 봄날 속의 누구라도
외롭지 않은 이 있을까

누구나 외로움에 산다.
평생 외로움에 살다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

오랜 친구의 배웅을 받으며
누구나 그렇게 간다.

그렇지 않은 삶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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