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강사님이 런지를 시키고 다리 스트레칭 심하게 시키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뒤쪽 허벅지가 뻐근하게 당겼다. 걸을 때 느껴지던 통증은 의자에 앉고 일어나는 동작을 할 때 최고조에 달했다. 엄마에게서 들었던 아고고 소리가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다.
근육통이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나아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편에게 주물러 달라고 엄살을 부리며 침대에 엎드렸다. 엄마, 아빠의 다정한 모습은 용납할 수 없는 두 아이들이 침대 위로 뛰어올라 훼방을 놓았다. 아빠 비키라고 하더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허벅지를 주물렀다. 힘이 약한 둘째에게는 다리로 해보겠냐고 했더니 허벅지에 발을 올리고는 안마기처럼 흔들어주었다. 시원하고 아픈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아~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이번엔 아빠를 주물러주겠다며 두 아이는 남편에게로 갔다. 주물러주겠다던 아이들은 잠시 다리를 주무르다 아빠의 뱃살을 가지고 놀리더니 남편 배위로 훌쩍 올라탔다. 남편 배 위로 첫째가, 그 위로 둘째 아이가 올라갔다. 남편은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행복한 아우성을 쳤다.
남편에게 "60kg 행복을 느끼셨네요." 했다.
가끔 행복이라는 게 봄날 아지랑이같이 피어오를 때가 있다. 그 순간 그랬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은 사진 같았다. 남편의 흐뭇한 미소와 두 아이의 천진한 웃음이. 몇 분의 찰나가 아쉬워 마음속으로 간직해야지 했다가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 틸틸과 미틸이 찾아 나선 파랑새 같은 것들이 일상에서 순간순간 찾아올 때가 있다. 그게 언제일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은 아이들이 웃을 때다. 아이가 웃어야 같이 웃고, 아이가 행복해야 같이 행복하다.
두 아이의 몸무게가 더 늘면 아빠 배 위로 저렇게 올라갈까 싶은 마음에 아쉬움이 뒤따른다. 부모 품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이들이 할 일이건만 아이들이 품에서 떠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릿한 것이다.
아이들이 내 키와 몸무게만큼 자랄 때까지 종종 무거운 행복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