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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발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기를...

산불이 빨리 진화 되었으면 좋겠다

by 풀솜

오늘도 잠에서 깨니 머리가 개운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탁탁 튀는 소리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가슴까지 답답했다.

핸드폰은 켰다.

밤 사이 산불이 잦아들었기를 바라면서....


벌써 일주일째 산불이 꺼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산에 나무가 타는 것이 안타까웠다.

일주일째 솟은 불길은 한반도 전체를 태우려는 것 같다.

점점 내 속도 함께 타들어 간다.

눈도 뜨지 않은 채로 마음으로 빌었다.

불의 기세를 꺾어달라고....


목요일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목요일까지는 꺼지겠지라고 생각했다.

어제가 목요일, 기대보다 적게 내렸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도움은 되었다고 한다.


여기저기 옮겨 붙은 불씨는 지역에 따라 더 거세게 올라왔다.

오늘은 지리산까지 접근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남쪽, 동에서 서까지 불바다다.


산불로 죽은 사람들

산불과 사투하는 사람들

삶의 터전과 재산을 잃은 사람들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제발 제발

오늘은 큰 불이 잡히길...




우리 민족에게 산은 고향이고 신이고 자연이다. 산에는 우리에게 민족의 정기가 담겨 있다. 단군신화에 산신이 등장한다. 산에는 산신령이 산다. 산신령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산에서 산신령처럼 살면 불로장생한다고 믿었다. 산에 사는 모든 것이 소중했다. 산에 사는 나무 하나 벌레 한 마리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산에 사는 호랑이는 신이면서도 친구였다. 어릴 때 들었던 동화에 나오는 호랑이는 무서우면서도 친근했다.


산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이 살고 있다. 그들은 서로 잡아먹고 먹히면서 끈끈하게 생태계를 유지한다. 산에 사는 모든 생물은 자신이 살고 있는 자리가 있다. 하늘을 향해 높게 자라는 소나무는 옆에 사는 진달래에게 그늘을 준다. 진달래 꽃이 피면 소나무와 어울려 한 장의 그림이 된다. 소나무 아래 낙엽 속에는 버섯이 산다. 이들은 서로 해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몇 천종의 생물이 서로가 서로를 돕고 살아간다.


인간이 산에 가면 무궁무진하게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각종 산나물은 산의 선물이다. 산아래 식당에는 꼭 산나물 비빔밥 메뉴가 있다. 건강한 밥상, 그것은 자연의 밥상이다. 산에 자연이 있다.


답답한 도시에서 산에 가면 숨통이 트인다.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울창하고 가을이면 단풍 들고 겨울이면 눈 쌓인다. 산의 모습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


우리 민족이 얼마나 산을 좋아하는지는 그림이나 문학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옛날부터 그림을 그려도 산수화를 그렸다. 산에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선조들도 산을 좋아했다. 금강산 지리산 여행기가 많이 남아있다.


산은 마음의 고향이다. 건강한 사람 아픈 사람 속상한 사람 은퇴한 사람 누구나 산에 와서 활력을 찾는다. 도시 사람들은 특히 산을 좋아한다. 안방에 앉아서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를 보며 산을 즐긴다. 누구나 자연인이 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자연이라고 생각하는 8~90%는 산이다.


그 산이 불타고 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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