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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Aug 01. 2022

천년 역사를 주름잡은 한 가문의 흥망성쇠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마틴 래디, 까치글방, 2022)를 읽고

합스부르크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펠리페 2세, 마리아 테레지아와 같은 이름이었다. 역사책에서 어렴풋이 들었던 위인들의 이름이다. 그들이 모두 합스부르크 가문의 가계도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만큼 본인의 역사적 지식이라는 것이 일반 대중적 눈높이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책에서 처음 기대하는 것은 결국 ‘대중적인 눈높이의 역사’였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천년의 역사, 그것도 복잡한 혼인관계와 명확하지 않은 국가 개념으로 뒤섞인 유럽을 500여 페이지에 담은 최고 전문가에게 대중적 배려까지 기대하기란 처음부터 무리였던 모양이다. 어느 정도의 전문가적 배경 지식을 갖고 있거나 공부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 적합한 책이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독일 동남부 지역과 동부 유럽 지역에서 발흥하여 전체 유럽으로 뻗어나간 유서 깊은 가문이다. 펠리페 2세는 스페인 지역으로 확장된 합스부르크 가문의 일족이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지역의 역사를 이끈 왕가들의 상당수가 합스부르크 가문이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중세 유럽의 뼈대를 구성했던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에서도 합스부르크 가문은 빼놓을 수 없는 구성 요소였다.


​말 그대로 합스부르크 가문사가 곧 유럽 천년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 복잡한 가계도를 따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결코 만만한 대중서는 아니다. 번역 역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중세 유럽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더해 원서를 구해 읽어봐도 좋겠다.

한 가문의 흥망성쇠를 읽으며 인간사의 반복성과 권불십년이라는 흔한 격언이 새삼 떠올랐다. 역사를 계속 읽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역사 속에 미래의 답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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