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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Sep 24. 2022

웃다가 울다가 200% 현실 공감해버림

재능의 불시착(박소연, 알에이치코리아, 2021)

단언컨대, 올해 읽은 소설  가장 재미있었다.

마스크가 아니었다면 내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티 났겠구나 을 정도로 깊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작가 박소연은 일 잘한다고 국무총리상 받을 정도로 철저한 직장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를 통해 타고난 글쟁이임을 깨닫더니 이 소설을 통해 완벽하게 거듭난 듯하다.


저자가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는 너무 현실 같아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직장과 사회 안에서의 갑질, 육아휴직의 고민, 재능과는 상관없는 기계적인 직장생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주제를 넘나들며 '내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유쾌하게 그려냈다.


우울한 현실을 비판적으로만 그린 것도 아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기운 내자고 말한다.


우리는 아직 불시착하지 않았을  있기 때문에.



  시대에서는 어린이가 서른세 살까지인 셈이다. 무엇을 새로 발견해도, 새로 시작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였다. (준은) 아직 불시착한  아니었다.

- 재능의 불시착 중에서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게 '언성 히어로(보이지 않는 영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직 희망이 있다.


그래도 당신 덕분에 불시착하지 않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가 말하는 '당신'이 바로 당신일 수 있다.


단, 전제는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함부로 갑질하지 마시라.

함부로 내 틀에 맞추지 마시라.

함부로 막대하지 마시라.


아프면 아픈 거지, 어리니까, 여자니까, 약하니까 아파도 되는 건 아니다. 그러니 함부로 하지 마시라.


회사 다닐 때나 상사고 선배지, 그만두면 아무 관계도 아닐 사람들끼리 진즉 기본 메너는 지키고 살면  좋아요? 지금 여기에 다니고 있으니까 껌뻑 죽는 척해주는 거지. 나가면   뭐예요? 말도 제대로  섞어줄 동네 아저씨고 모르는 아줌마지.

- 막내가 사라졌다 중에서


통쾌하고 재미있었으며 때로는 미소 짓고 때로는 코끝도 시큰거렸다. 작가에게 그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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