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상을 복구하라(마크 필킹턴, 동아엠앤비, 2022)
코로나19가 끝나간다고는 하지만 한 번 다가온 미래는 뒷걸음칠 리 없다. 세상은 변했고,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
'소매상을 복구하라'는 책 제목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개별 '소매상인'에게 던지는 회복과 재기의 방법론인가?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초점은 '소매기업'에 있었다. 어쩌면 몇십 년 동안 유통가를 주름잡아왔던 그들이지만 지금의 시대는 변화와 혁신이 없는 한, 어느 누구도 거대한 전환의 파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위기의 시대가 아닌가.
그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 만큼 저자가 소개하는 변화와 혁신의 우수 사례들은 나름의 '규모의 경제'를 전제로 한다.
저자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겪으며 사실상 붕괴 수준의 나락에 떨어진 소매기업들에게 빅데이터와 같은 최신 정보 기술과 고객 중심의 1:1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는데, 이는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도전일 수도 있다.
실제 저자가 예시를 들고 있는 소매기업 성공모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전 이미 어느 정도의 규모 경제를 실현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해는 간다.
이들은 덩치를 키우는 동안 자신들의 방법으로 승승장구했고 덩치가 커진 만큼 선회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확실히 변했다.
처음 시작하는 기업들이야 변화한 환경에 맞는 단추들을 하나씩 차례로 끼워나가면 된다. 하지만 단추를 다시 끼우는 기업들은 그만큼 더 많은 결심과 시도 전환이 필요하다. 아무쪼록 몇 개 기업만이라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몸을 다시 맞출 수 있길 바란다.
어찌 됐든, 경제는 굴러가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