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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Jan 03. 2023

경험의 신빙성보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로 읽기를

트윈 소울(이이다 후미히코, 전파과학사, 2022)

"충분히 배웠는가, 충분히 사랑했는가, 충분히 사명을 다했는가?" - p.81
"인간이 해야 할 일이란 '언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참고 견디기 힘든 것을 견디며, 울고 싶으면 울고, 기대고 싶으면 기대며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것, 시련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길밖에 없는 것입니다." - p.129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긍지를 가지고 산다는 것, 즉, '나는 사랑 그 자체다'라는 자신감을 절대로 잃지 않을 것" - p.218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경영학 박사로서 관련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음악을 만들며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방향을 안내하고 있단다. 삶을 나름 알차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그런 저자가 어느 날 갑자기 뇌출혈로 24시간의 생사를 넘나들게 된다. '트윈 소울'은 그 생사의 경계에 다녀온 뒤 얻은 깨달음이다.


물론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여러 번 강조하듯 그의 경험은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논쟁의 여지가 있다.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사례는 이미 너무 차고 넘친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논쟁하기보다,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읽는 게 맞다.


운명론에 사로잡혀 '어차피 정해진 인생'이라고 살 필요도, '옳고 그름'이라는 가치 판단에 함몰되어 내가 아는 것이 전부인 양 배타적이고 공격적으로 살 필요도 없다.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지금의 삶으로부터 무엇이라도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 그로부터 삶의 지평이 다시 열린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사랑'이라는 개념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한다. '트윈 소울'이라는 개념도 하나의 영혼은 둘 이상의 개체로 나뉘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상호 결합을 위해 끝없이 노력한다는 주장이다. '만물에 대한 사랑'이라는,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범접하기 힘든 '사랑'의 개념에서 벗어나 개인 대 개인의 수준으로 탐색의 눈높이를 낮춤으로써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를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 경험에 대한 신빙성을 논하는 것으로 삶의 지혜를 놓치는 일은 없길 바란다. 모든 지혜의 근본적 흐름은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험을 차용해 그 흐름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배우고 사랑하다 보면 지금의 삶 속에서 우리는 사명을 다하고 있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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