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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Jan 19. 2023

진심은 다할지언정, 사랑은 따로 할래

왜 일하는가(이나모리 가즈오, 다산북스, 2021)

“일하는 수고로움을 아는 사람만이 안락함의 소중함도 아는 법이다.”
- 1장 왜 일하는가, 67p.
“일에 대한 애정만큼 유능한 스승은 없는 법이다. “
-2장 일을 사랑하는가, 108p.
”지시한 대로만 일하지 마라. 스스로 타오르지 않고 끌려만 다녀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
- 2장 일을 사랑하는가, 114p.

일본 교세라 그룹의 창업자로서 그가 경험으로 풀어낸 일과 성공에 대한 조언은 분명 묵직한 힘을 갖고 있다.


기왕 하는 일이라면 진심(애정)을 담고, 최고보다는 완벽을 추구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창조적,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충고는 상당 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정말 그게 전부일까.


일이 아닌 삶을 보고 싶다. 일=삶이라는 공식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그의 묵직한 충고는 묵직한 동시에 부담스럽다. 일과 ‘사랑’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서이려나.


그의 책 속에서 가족이나 일 이외의 삶의 기쁨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왜 일하는가’라는 책 제목보다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가 더 맞지 않을까. 삶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일은 부분집합이어도 된다. 전부로 여기라는 것 같은 그의 ‘압박조언’에 조금 많이 답답했다.


물론 끝머리에 ‘선택은 자유’라는 조건을 달기는 한다.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는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선택은 오직 당신이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과, 그 선택으로 얻을 결과의 크기 역시 오직 당신의 몫이다. “
- 6장 창조적으로 일하는가, 235p.

그렇구나. 그의 조언이 무겁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결국 성공 여부의 책임을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는 것 같아서다.


그의 생각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실제로 일에 올인하고 최선을 다하며 성공을 향해 돌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겪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그때마다 ‘네가 노력이 부족해서’,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라고 충고하는 것은 과연 옳을까.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게 항상 진리가 되지는 않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나 때는’보다 ‘너 때는’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훨씬 그의 조언이 더 깊게 마음에 각인될 것 같다.


일 말고도 사랑해야 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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