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툰앙마 Apr 29. 2023

독창적이었던 디자인도 굳으면 그저 박제일뿐

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 프롬북스, 2013)

저자는 당연하다는 생각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을 권하고 있으니, 하나 던져보자.


왜 '디자인'하라고 했을까.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이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것은 바라보는 바를 목적에 맞게 실체화하라는 것이 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해체'를 먼저 해야 한다. 내가 바라보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먼저 의심하고 깨버려야 재구성이 가능하다. 즉, redesign 하는 게 맞겠다.


말꼬리 잡자는 건 아니고. 삶에 치이고 일에 억눌릴수록 포기는 쉽고 복종은 편하다. 하루하루 주사위 굴려가며 부루마블 위를 뺑뺑이 도는 것이 안정적이다.(출발점을 지날 때면 월급도 주지 않던가. 그저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그런데 그 판을 깨란다. 부루마블 바깥으로 눈을 돌리고 '왜 안되는데?' 외치는 일이다. 내 부루마블은 내가 만드는 것이니까 과감하게 걷어차란다.


맞는 말이다. 동시에 참 쉽지 않은 일이다. 2013년판을 읽었는데 2018년에 리커버에디션에서는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하니 다시 읽어봐야겠다. 솔직히… 수긍이 잘 안돼서.


예컨대 자신의 관점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인한 관점을 너그럽게, 호기심을 갖고 독려하며 바라봐주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나 할까.


카카오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배민도 많이 언급한다. 그런데 그림자처럼 카카오톡 직원 왕따 논란과 배민의 불공정 착취 논란이 계속 아른거렸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다. 혁신도, 디자인도 말랑함을 잃고 굳어버리면 깨어버려야 할 그 무엇과 다를 게 없다. 그저 생명력을 잃은 박제일뿐이다.


이 책은 시작과 끝으로 읽을 게 아니라 읽을 때마다 물음표를 던져가며 고쳐 읽어야 제대로 읽는 게 아닐까 싶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쳇 GPT가 진짜 무섭게 느껴지는 까닭은(적어도 나는 그런데…), 끊임없이 학습하기 때문이다. 공부는 다 때가 있다던데, 이 녀석은 그게 없다. 모든 순간을, 무섭게 먹어치우듯 배워버리는 지치지 않는 기계적 열정운 가졌기 때문에, 무섭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한 영향력이 발휘되는 법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