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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Dec 08. 2023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어(양희은, 웅진지식하우스, 2023)

집착하지 않고 내려놓기.

밀어내지 않고 안아주기.

지나고 보면 그게 삶을 사는 방법이더라.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지나고 봐야 보인다는 게 문제겠지만.

가슴을 훑으며 새삼 깨닫게 해 준 문장들을 모아놓는 것으로 감상은 족할 터.


살다 보니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사려고 애쓰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타인의 평가에 숱하게 넘어지고, 흔들리고, 엉망이 되고, 또다시 일어나서 자기를 돌아보고, 남도 돌아보고, 어떤 사람이 흔들리는 것도 보고, 누군가 바로 서는 것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거리 두기가 가능해졌다. 세월이 가르쳐준 거다. 내가 잡았던 손을 놓은 게 아니라 스르르 놓아졌다. (p.26)


사람끼리 소통도 그렇지 않을까? 무얼 작정하면 시작부터 실패다. 그 사람 마음에 주파수를 맞추고 공감할 때 소리가 잘 들리고, 비로소 그 사람을 알게 된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p.66)


노래를 무반주로 불러보면 노래의 골격이 드러난다. 단단하게 잘 만든 곡은 무반주로 불러도 가슴으로 온다. (중략) 노래도, 사람도, 나무도, 세월을 이겨낼 든든한 골격이 없으면 금세 시선을 돌리게 된다. (p.95)


수술을 받아본 의사가 환자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리듯이, 무대에 설 수 없는 입장이 되어본 가수야말로 무대를 가슴으로 품는다. (p.99)


굵은 줄기 하나면 되지, 연줄 걸리듯이 줄줄이 걸치고 살 필요 없다. (p.154)


그 많은 상처들이 다 내 잘못인가. 하늘에서 느닷없이 똥바가지가 떨어졌고 하필 그 자리에 내가 있었던 게야. "네 잘못이 아니야. 고개 빳빳이 들고 다녀!" (p.222)


얼마나 보잘것없는 일에만 매달려 사는지? 형편없는 일에 마음을 쓰면서...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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