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에 만나요(가을/지음/어느김집사/혜자스러움, 2023)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면 분명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 4명의 평범한 이웃들이 어엿한 작가로서 책을 엮고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랑했던 누군가를 떠나보낸 일부터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싸우고 또 화해했던 이야기, 자신의 일터에서 겪었던 소소한 사건들, 수십 년의 살아온 세월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것까지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역시 한 번은 겪어봤을, 또는 겪을 것들이 많다.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보통'의 삶이라면 '보통'의 삶이겠다.
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개인적인 기억의 파편으로 존재하던 것들이 활자를 만나 기록으로 남고 누군가에게 전해져 읽을 수 있도록 됨으로써 그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생명력을 가진 특별한 어떤 것으로 이미 바뀐 것이다. 개인의 역사 또는 몇몇 가족이나 지인과의 추억 한 장으로 기억되었을 감정들이 독자를 만나 감동으로, 배움으로, 치유로, 공감으로 향유되었으니 말이다.
쓰면서도 행복해했을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들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풀어내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을 되새기고 희망을 다시 꿈꿨을 것이다. 읽고 쓰기의 매력은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읽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얻어가는 게 있고 발전하는 게 있고 느끼는 게 있다. 남겨야 할 것은 남길 수 있게 되고 버려야 할 것은 비로소 버릴 수 있는 게 바로 글쓰기와 책 읽기 과정에서 얻는 위안이요, 배움이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두려워할 것도, 수줍어할 것도 없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을 그리는 나, 그리고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되고 글감이 된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누군가는 치유받을 수도, 위로받을 수도, 깨달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누군가'는 '나'일 수도 있다. 내 주변의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쓰는 일이란 결국 나와 마주 보며 대화하는 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금요일 오전은 또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지고 있을까. 4명의 '작가'들이 만든 이 책이 각자의 삶을 고백하는 기회였다면 두 번째 만들 책은 그들의 금요일 오전들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과 치유의 이야기였으면 한다. 생각만으로도 벌써 기대된다.
'더울림글방'에서 그들 모두, 그리고 그들의 글쓰기에 의자 하나를 덧대고 앉아 함께할 새로운 누군가까지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이렇게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줬으면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