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툰앙마 May 10. 2024

그냥, 습관일 뿐

어릴 때부터 한숨 쉬는 게 버릇이었지요.

쪼끄만 게 한숨 쉰다고 어른들한테 혼났고,

군 복무 때는 한숨이 불만으로 보여

고참들한테 혼났습니다.


그래서 잠깐 담배도 배웠지요.

내뿜는 담배연기는 한숨을 섞기에,

정당화하기에 좋은 가면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최대한 몰래 쉽니다.

내 한숨은 땅 꺼지는 것처럼 깊다고,

너무 깊고 어두워서 같이 빨려 들어가겠다고,

이제는 누구였는지 기억도 희미한

그래도 그 한숨을 걱정해 주던 이의 조언 때문에.


어제도 몰래 새어 나오던 한숨이

오늘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흘러나오겠지만

내 땅은 꺼지고

그 텅 빈 구멍은 까마득히 깊고 어둡겠지만

너무 걱정은 마세요.


그냥

습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강, 길 위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