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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하다 못해 불안해진 사회, 희망만이 답이다

불안사회(한병철, 다산초당, 2024)

by 서툰앙마
효율과 결과물로 답해야 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은 과연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성과로 평가받아야 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인간은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도구적 요소로 전락해 버렸다. 쓰다 버리고, 대체하고, 또 쓰다 버리는 일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인간은 피로하다 못해 만성 불안에 시달리는 존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런 구조 속에서 행복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나 이외의 타자의 행복을 고려하는 일은 더군다나 어렵다. 연대는 희미해지고 공동체는 희석된다. 내 불안이 절대적이다 보니 타인의 불안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고 무언가 이뤄내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압박에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이 거듭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만이 답이다. 이때의 희망은 단순히 '소원'이나 '기대'가 아니다.

희망은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그것에 의미가 있다는 깊은 확신이다.(p.107/희망과 행위) 이러한 확신은 단순히 기다리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행위하도록 만든다. 그저 살아남는 것을 넘어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버팀목이자 이정표가 되는 것이 바로 '희망'이다.


불안은 고립을 자초한다. 모든 타자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나아가야 할 선택지를 객관식으로 이미 한정시켜 놓기 때문이다. 반면 희망은 '열린' 상태에 기초한다. 어디로든 나아갈 수 있고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 명확한 목표와 이정표가 버팀목처럼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엇나감이나 놓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넘어지면?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나아가면 될 일이다.


불안을 줄여나가지 않으면 사회는 쪼그라들고 가능성은 줄어든다. 두려워말고 희망이라는 푯말을 세워 우리 삶에 넣자. 그러면 사회가 달리 보일 수 있다. 다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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