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원리(양재진, 한겨레엔, 2023)
학생들은 복지를 따스한 감정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실천은 그래야 한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의 설계는 냉철한 이성의 눈을 필요로 한다.(초판 서문 중)
21세기 소위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들은 대부분 '복지국가'다. 복지를 '시혜'의 차원에서 접근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 복지는 국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그래서 복지 없이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고 발전도 모색할 수 없다.
그런데 복지에는 돈이 든다. 그것도 많이. 결코 공짜가 아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복지의 방향으로 나아갈수록 돈은 더 많이 든다.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나올까?
우리가 내는 세금이다.
그래서 함부로 쓰면 안 된다. 누군가의 호주머니로 슬쩍 들어가는 것도 경계해야 하고 효과도 없이 아깝게 흘러나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책은 복지국가의 기원부터 한국의 복지제도 전반에 대한 설명, 그리고 미래 설계를 위한 방향 제시까지 광범위한 11개의 주제를 다룬다. 정책 구조에 대한 설명과 현황은 물론, 저자의 의견까지 덧붙이고 있어 복지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기준은 무엇보다 '재정'이다. '다 좋은데, 돈은 어떻게 할 건데?'가 저자가 묻는 핵심이다. 한정된 자원 내에서는 어쩔 수 없는 물음표임에 분명한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다.
복지가 향상될수록 증세 필요성도 커진다. 복지는 공짜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중에는 지금 누리고 있는 복지도 누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 균형점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꼼꼼한 체크가 필요한 이유다.
인상 깊었던 문구 몇 개를 저장 차원에서 남겨둔다.
민주주의는 약해 보여도 부러지지는 않는다.
조직화된 노동의 힘이 복지국가 건설에 모아졌다면 한국의 공공복지 수준은 지금보다 높아졌을 것이다.
국민들은 안다. 첫 직장의 중요성을. 두 번째 기회란 없다는 것을. 첫 관문은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다. 다음은 대기업 공채에, 공무원시험에, 공기업시험에 붙기 위해 젊음을 탕진하는 것이다.
복지국가는 공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빚을 내서 만들 수는 있겠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