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에 임하는 장수, 과연 그 결말은?

격변과 균형(김용범, 창비, 2022)

by 서툰앙마

격변과 균형(김용범, 창비, 2022)

'장수는 늘 지난 전쟁을 싸운다(Generals Always Fight the Last War)."


저자는 이재명 정부 첫 정책실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기재부 출신의 경제 관료로서 금융정책, 자본시장, 공적자금관리 등 무게감 있는 요직들을 두루 섭렵한 것은 물론, 플랫폼 경제나 가상자산 등 새로운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과 통찰력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큰 정부 관료다.


'격변과 균형'은 그러한 저자의 경제 전반에 대한 경험과 주장을 살펴보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경제 환경의 대격변을 통해 몸소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충격(공급 및 수요의 동시 타격, 금융시장 불안, 국가와 기업 및 가계의 취약성 노출 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이고 지속적으로 변화해 온 세계 경제와 금융 환경의 연장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인플레이션의 재등장, 미중 갈등의 격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넷제로 사회로의 전환 등 새롭게 보이는 신경제질서는 사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빠르게 도달했을 뿐, 결국은 도달할 수밖에 없었던 미래다. 다만 속도가 문제였고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밀어닥치는 바람에 대응할 틈조자 주지 않았을 뿐이다.


대위기는 일단락되었지만 위기 전과 후는 너무 다르다.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나갈 길은 어지럽고 불투명하다. 저자는 우선 '복합위기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단발적 위기 대응이 아닌 일상적 위기관리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 즉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구조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단서도 잊지 않는다.


또한 양극화 해소, 플랫폼 경제 및 디지털 전화에 대한 규율 체계 선진화,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경제 영역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정책화, 그리고 탄소중립 실행계획 마련 등도 주요 과제로 뽑고 있다.


바뀐 세상에는 새로운 시대 철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대 철학은 '장수는 늘 지난 전쟁을 싸운다'는 격언처럼 변화한 환경에 맞춰 사고의 틀과 정책의 틀을 끊임없이 새롭게 하는 노력으로부터 도출되게 마련이다. 저자는 새로운 정부의 초대 정책 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았고 한미 관세 협상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기재부 제1차관 이후 다시 새로운 전장에 나선 장수인 셈이다. 과연 그가 제시하는 전략과 전술은 현실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인가.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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