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툰앙마 Feb 17. 2019

교양학 개론, 디테일에 숨은 악마는 조심할 것!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을 읽고

정보가 넘쳐흐르는 사회다. 하지만 정작 지적인 대화를 나눌 공간도, 시간도 점점 줄어드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넘쳐나는 정보 속에 오히려 소외되는 현대인들은 애써 지식의 습득을 포털사이트나 SNS 등에 위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대넓얕'의 첫번째 코스는 그래서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라는 우리가 발딛고 서 있는 세계의 하부구조를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제목대로 넓지만 얇은, 그렇지만 튼튼한 뼈대 위에서 연결점을 마련하고 이어나간다. 지식의 정도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개론이, 누군가에게는 (쉽게 풀어쓰려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복잡해보이는 세계의 구조를 단순화하여 명쾌하게 설명하려 애쓴 저자의 노력은 충분히 가치있어 보인다.

다만 문제는 이 개론의 수준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진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개론이란 말 그대로 '여는말'이다. 진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단순화했을 뿐, 실제 세계는 복잡한 상호관계 속에서 쉼없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경계하기를 저자도 경고하고 있다.

디테일을 포기 또는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뼈대를 알았다면 살을 붙여가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나만의 작품이 나오는 법이다. 뼈대만 알고 디테일의 살을 붙이지 않으면 그건 죽은 지식과 다름없다.

최소한의 교양학을 이수했다 하여 다 아는 것은 아님을 꼭 기억하자. 더불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도 이 책을 읽으며 곱씹어봄도 좋으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해소되지 않는 '여성'이란 이름의 그 무거운 굴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