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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Sep 02. 2019

역사는 끊임없는 현재

역사의 역사(유시민, 돌베개, 2018)

어릴 때부터 역사를 유난히 좋아했다. 특히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좋아했다. 각종 위인전으로 시작해 삼국지를 지나 로마인 이야기 등으로 진행하는 동안 한 번도 '역사 = 이야기'라는 공식을 의심해본 적은 없었다.

이 책은 그런 당연함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 줄기를 찾기 위해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토스부터 가장 최근의 하라리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역사를 바라보고 구성하는 역사가의 흔적을 좇고 있다.

결과적으로 '역사 = 이야기'라는 나의 당연함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 저자 역시 역사의 서사성에 대해 힘을 싣고 있으니까. 하지만 어느 수준까지의 이야기를 역사로 인정할 것인지, 어느 주제와 어느 정도로 연결하는 것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질문을 남긴다.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가'라는 방향성에 한정하지 말고 '어떤 역사적 사실을 얼마큼의 범위로 포괄하여 연결할 것인가'로 생각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숙제가 아닌가 싶다. 여전히 우리는 역사 속에 살고 있고 끊임없이 과거의 역사를 재구성하며 포괄의 폭을 넓히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인류와 지구 상 생명체를 엮어 역사의 범위로 포함하는 상황이다(유발 하라리). 역사'학'의 영역을 넘어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과학의 영역까지 융합시켜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의 역사는 과거의 조명을 넘어 미래에 대한 제언의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으며, 필요한 상황이다. 갖가지 반복적 알고리즘을 넘고 보다 복잡한 알고리즘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인류, 아니 전 지구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대화(과거-현재-미래와의)가 필요하다. 미디어의 자유도 확장으로 인해 당신 또한 역사가가 될 수 있으니까.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네트워크의 확장 속에서 누구나 역사가가 될 수 있게 된 만큼 성찰과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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