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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Sep 17. 2019

그랬구나… 네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구나…

말센스(셀레스트 해들리, 스몰빅라이프, 2019)를 읽고

평소 대화를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을 상담해오는 후배들도 꽤 있는 편이고, 만족도 어느 정도 하고 돌아가는 편이니까.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책이다. 저자는 방송 인터뷰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다. 대화라면 신물 날 정도로 해왔을 터. 게다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퓰리처 상 정도 받는 유명인사부터 트럭 운전사와 같은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대화의 스킬은 누구보다 능수능란하리라.

그런 저자가 자신의 사례를 들어가며 반성과 충고를 한다. 게다가 상당 부분 내 경우에도 들어맞으니 얼굴이 다 화끈거릴 지경이다.

특히 공감이 가는 것은 '들으면서 생각하는' 태도다. 주로 고민을 듣는 사람들이 갖는 실책 포인트다. 조언을 해야만 할 것 같고 옳은 방향을 제시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상대의 말에 공감하기보다 끊임없이 다음 내 차례의 말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조급해지고 내 차례가 되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한번 넘어온 마이크는 내려놓지 않고 정답도 아닌 답을 반복한다…

낯이 뜨거워짐을 넘어 그동안의 부족함이 떠올라 겸언쩍어진다. 상대가 너그럽게 내 부족함을 이해해준 경우도 많지 않았겠는가.

대화를 잘하기 위해 달변일 필요는 없다. 달변은 연설 정도에 필요한 능력이다. 대화에서 가장 필요한 센스는 '경청'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대화만큼은 멀티태스킹을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 온전히 공감하고 듣는 것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내 답변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대화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인 이유는 듣기를 더 잘하라고 하는 뜻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내 말을 절약하고 상대의 말을 담아내려고 온전히 노력할 때, 대화의 달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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