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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Oct 03. 2019

이기심을 동력으로 삼는 사회가 요괴를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김동식, 요다, 2017)

인간은 불완전하다. 그런 인간들이 만든 사회와 제도이니 그 또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끊임없이 개선하고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번 만들어진 사회와 제도는 거꾸로 인간을 구속하며 익숙해지도록 만든다. 적응하지 못하거나 개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애써 무시되거나 소외되기도 한다. 불완전성의 극복을 위해 만든 사회가 거꾸로 인간을 속박하고 사고의 틀을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이기심을 동력으로 삼아 사회의 발전과 안전성을 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집단의 암묵적 합의는 개인과 소수의 희생 또는 박탈에 대해 침묵하도록 종용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모습을 요괴나 악마, 외계인으로 실체화하여 인간의 이기심과 그를 바탕으로 한 집단적 합의가 얼마나 불완전한지 폭로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경험적 고찰이기도 하지만 모든 시대에 통용될 수 있는 일반성도 포함하고 있다.

이기심은 어떤 식으로든 발현될 수 있다. 그리고 집단적 합의로 이어지는 이기심은 민주주의나 윤리라는 철학적 의식구조를 활용해 합리화한다. 마치 리바이어던처럼. 그 힘은 강력하다. 실체도 없고 어쩌면 가장 약할 수 있는 이기심이 강력한 요괴, 악마, 외계인이 되어 우리를 강제하는 것이다.
우리가 만든 것에게 우리가 묶이는 꼴이다.

그렇다면 집단적 합의를 포기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사회를 구성하여 살아가는 이상, 그럴 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소통과 합의에의 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야 한다. 인간에게는 이기심만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연민도 있고, 이타심도 있고, 협동심도 있다. 요괴를 만드는 것도, 천사를 만드는 것도 결국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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