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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앙마 Jul 22. 2021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오래 준비해온 대답(김영하, 복복서가, 2020)을 읽고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언젠가 시칠리아로 떠나게 될 것이고, 장담하건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내 버킷리스트에 하나가 추가되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잃는 게 더 많을 거야. 내가 당신을 알아. 당신은 눈앞에 있는 모두를 만족시켜야 되는 사람이야. 그게 얼마나 피곤한 일이야?”


나한테 하는 말 같아 뜨끔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꼭!


“어떻게 해야 마음이라는 것을 ‘나눌’ 수 있는지도 모르면서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음을 아쉬워했다.”


암. 나누는 방법을 모르면

친구가 있어도 나눌 수 없지.

그래서 결심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누구와도. 또는 혼자라도.


“어떤 풍경은 그대로 한 인간의 가슴으로 들어와 맹장이나 발가락처럼 몸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가볍게 전해줄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 버린다.”


책도, 여행도 마찬가지다.

읽고, 누리는 사이 내 일부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결심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나를 만들기 위해.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와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은 어쩌면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맞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말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후회하기 전에.


“무너진 신전을 바라본다는 것은 이중으로 쓸쓸한 일이다. 제우스나 헤라, 포세이돈 같은 신들이 상상 속의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 인간이 세운 높고 위태로운 것은 마침내 쓰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쓰러진 그 이후에도

내 몸과 마음에 뭔가를 아로새길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일지도.

그래서 결심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사랑은 무엇이나 가능하게 한다. 돈은 모든 것을 이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그리고, 죽음이 모든 것을 끝장낸다.”


“그러니까 여행을 해야 된다.”


그래서 결심했다.

시칠리아로 가자.

언젠가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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