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이 있던 자리

끄적이는 시 조각

by 서툰앙마

지난 겨울.

아이들과 큼지막한 눈사람을 조각했었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아이들은 그저 좋았다.

사라질 것을 몰랐으므로.


두 계절을 지나왔다.

눈사람이 있던 자리는

흔적조차 사라진 채로

추억으로만 존재하고 있었고


그새 철이 든 아이들은

눈사람의 추억조차 잊어버린 피터팬이 되어 있었다.


고작 두 계절일 뿐이었는데.


아이들은 꿈을 잊었고

어른인 나는 씁쓸한 미소로 눈사람의 마지막을

쓸쓸한 인사로 배웅하고 있다.


그 꼴이 우습고

부끄러워

속엣것들을 토해낸다.


미련한 줄도 모르고.

그저 내뱉는 욕지거리에

남아빠진 욕망을 담아서 말이다.


그래도 후회따윈 하지 않으련다.

그 또한 내 선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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