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 속이 잔뜩 상해있는데 그럴 때 나보다 더 흥분해서 화내 주면 그게 뭐라고 그렇게 좋다. 내 편 들어주는 거 같아서 속상했던 마음도 괜찮아지고 그런다. 살다 보면 얄밉거나 싫은 사람이 한 번씩은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때 같은 이유로 나도 싫다며 맞장구 쳐주면 왠지 우린 마음이 맞는 거 같아서 그게 또 좋다. 별거 아니라면 아닐 수 있는데 그 별거 아닌 게 나는 참 좋다. 특히나 마음이 지쳐있는 날 누군가 내편 들어주면 그게 마음에 새겨져서 찡하고 울릴 때가 있는데 그 고마운 기억이 평생을 가기도 한다. 별거 아닌 일이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되기도 한다. 그런 별거 아닌 일이 모여 우린 인연이 되기도 하고 악연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 진짜 내편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맑은 날보다는 힘든 날 선물처럼 찾아온다. 아침밥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해지는 것처럼 내편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세상 앞에 든 든 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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