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다.
매일 아침 내 도시락 뚜껑이
미지근한 온기를 품고 있다는 걸.
그게 누군가의 새벽을 데운 온기였다는 걸.
그땐 몰랐다.
문틈 사이로 들어온 가벼운 한숨이
삶을 털어내는 소리였다는 걸.
그땐 몰랐다.
괜찮다는 말에 숨어 있는
진짜 괜찮지 않음을.
지금은 안다.
새벽이 왜 그렇게 길었는지,
어른이 왜 빨리 늙는지.
지금은 안다.
나도 누군가의 괜찮다를
매일 조심스럽게 꺼내 쓴다는 걸.
지금은 안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며 잡던 손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다는 걸.
그땐 몰랐고,
지금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