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우리는
작은 골목길과 하얀 담벼락,
그리고 삐삐 소리에
귀 기울이던 아이들이었다.
눈부신 여름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한 소절에
마음 한 켠이 살짝 흔들리고
어른들의 걱정과 고민은
어쩐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던 날들.
엄마가 끓여주던 라면 냄새는
따뜻한 기억처럼 퍼지고
동네 친구들과 함께 뛰놀던 그 골목은
우리만의 작은 우주였다.
아직은 모든 게 서툴고,
세상은 너무 넓게만 느껴졌던 시절.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함께 웃고 울던 우리는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기억의 문을 열면
그날의 라면 냄새와 웃음소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히 살아난다.
그때의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한 페이지이자
지금의 나를 만든 첫 문장이었다.
응답하라,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