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빠른 편이다.
하지만 핸드폰도, 물건도 자주 손에서 놓치고 만다.
그래서 깨질만한 좋은 물건은 갖기가 꺼려진다.
핸드폰도 깨지지 않는 구형
망가지거나 잃어버렸을 때 속상하지 않을 만한 물건들만
쓰면 좋으련만
가지고 있는 좋은 물건들도
함부로 쓰고 만다.
차도, 지갑도, 핸드백도, 옷도, 신발도
조심조심하는 긴장도 싫고
흠집이 낫을 때의 상실감도 싫어서
나는 편하게 쓰며 보지 않는다.
그러면 어느 새 낡아 있고 더려워져있고
잃어버렸으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는 사람들
전형적으로는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 등의 중독에 빠지는 사람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감정이란 그토록 두려운 것이어서
그것을 피했다는 것조차 피하기 마련이다.
자기계발서적을 싫은 이유는
그들의 맞는 말이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결핍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곤 한다.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기 싫은 이유 또한
그러할 때가 많다.
세상의 기준을 버리지도
자신과 상황 그대로를 인식할 용기도 갖지 못한 채
무사안일주의로 일관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완전히 피하지 못한 현실은
갑작스런 재난으로 다가와
또 다시 자신감을 잃게 하고 불행을 초래한다.
끊임없이 걱정하고 확인하고 통제하기와
할 수 있는 한 회피하고 내버려두고 무력함을 느끼기 사이에서
현명한 길을 택하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일 것만 같다.
그러나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이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대해주는 게
아이를 키우듯 자신을 돌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역시 애키우기가 어렵듯
자신을 키워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