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방을 시작하게 됐다
'풍요하리'는 두 자매가 같은 취미와 생각을 오랜 기간 공유하면서 쌓은 관심사의 발현이었다. 풍요라는 단어가 주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의미에 기대어 우리의 일상과 삶을 변화하고자 시작한 것이 어느새 실제로 존재하게 되었다. 풍요하리는 우리와 마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상 속의 풍요로움을 찾았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언니 하리가 이름을 지었고, 작명 센스가 아주 없었던 동생 풍요는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 자매는 월급쟁이였다.
언니 하리는 GUI(graphic user interface) 디자이너
동생 풍요는 도서관 사서였다.
연관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월급쟁이였던 두 자매 중 하리가 먼저 퇴사를 하게 된다. 하리의 영향을 받은 풍요도 3년 후 회사를 나온다. 대다수의 부모님이 그러하듯 우리 부모님도 한숨을 먼저 내쉬셨고 반대도 있으셨다. 자매 중 조금 더 독립적이었던 하리는 오랜 심사숙고의 기간 끝에 엄마의 도움을 받아 2019년 2월, 1기 작업실을 오픈한다.
처음 1기 작업실을 얻었던 당시 뼛속까지 월급쟁이었던 우리 집에서는 대단한 사건이었다. 집 이외의 공간을 얻고 꾸려가는 사실 자체가 두려웠고, 굉장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풍요하리는 바느질 공방의 성격에 가까웠다. 하리는 퇴사 전부터 취미로 바느질을 하고 있었고 꼼꼼한 성격 덕에 바느질 땀이 기계 못지않다.(가끔 인간미가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나 둘 작품을 만들던 그녀는 디자이너 특유의 감각을 살려 풍요하리 제품을 만들고 퀼트/펠트 패키지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몇 개월 후 그녀는 강사로 활동하게 되며 지역 어린이와 주민들을 만나게 된다.
풍요는 사실 퇴사한지 한 달도 안 된, 신참 창업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풍요는 앞으로 두루두루 일상 속 풍요의 순간을 포착하고 입으로 실을 뽑는 누에처럼 오감으로 글을 써 내려갈 예정이다. 물론 풍요와 하리 모두 풍요 속 찬란함을 포착하여 작품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풍요하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살아갈지는 의문이지만, 오늘 내딛는 이 첫걸음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하고 싶고, 또 그렇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