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

혼란이 나를 무두질하고 있다

by 풍요

몇 년 전부터 잠을 자려고 누우면 글을 쓰고 싶어 진다. 침대에 누워 불빛 하나 없는 방에 잠시 어둠과 마주하다 보면, 내밀한 곳에서 조금 빛을 내는 무언가에 집중하게 된다.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간에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글이 쓰고 싶어 진다.


현재 나는 삶의 큰 전환을 겪고 있고 그것에 적응하고 있는 와중에 혼란스러움을 자주 겪는다. 특히 불가항력적인 환경적 혼란은 사람의 무력함과 한계치를 느끼게 한다. 자유롭게 노니는 것을 불허하고 나를 실내 속에 꽁꽁 가둬두기만 하는 이 상황과 환경이 답답하다.


이런 와중에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으면 겪지 않았을 고난과 인내가 필요한 순간들을 마주한다. 과연 나는 이것들을 철저하게 준비했는가? 모든 변화와 삶의 혼란을 목도할 자세가 되었는가?

결론을 말하자면 당연히 아니다. 사실 준비도 되지 않았고 혼란을 마주 대할 자세도 되어있지 않았다. 다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고, 그 대답이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되풀이했다.


지금과 같은 미래(불가항력적인 환경 요인)를 예측했다면 나는 다시 주춤했을 것이다. 나를 끌어내릴 다양한 요인들과 결부시켜 한 없이 멈춰 섰을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말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어떤 내가 될지 알 수 없어서 나는 노력한다. 더디지만 한 걸음을 내딛는다. 삶은 발을 내딛거나 혹은 멈추거나 둘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완전한 멈춤은 없다. 발가락이라도 움직일 것이고 발을 들고 있을 수도 있다. 멈췄다고 생각하며 좌절하고 움츠릴 때도 있지만 그건 더디게 흘러나간 한 순간이자 찰나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답답함과 혼란스러움을 우직한 마음 가짐으로 내려 누른다. 언젠가 찾아올 나의 밝은 길과 빛을 찾기 위한 여정에 다시금 오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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