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의 반려동물을 그린다

그림 그리면서 행복한 순간들

by 풍요

“야옹~.”

유리문 앞 발 톡톡.


두 눈 밤이면 별이 되는 고양이 한 마리. 마주칠 때마다 온갖 정성을 다해 놀아주고 먹인다. 마음은 벌써 집사다. 그래서인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게 된다.


이래서 예쁘고 저래서 힘들고, 공방에 있을 때는 길냥이들의 보모가 된 기분이다. 자꾸 눈에 밟히면서 주변인들의 예쁜 반려동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림 그려서 뭐하나 나도 내 소중한 사람들도 기쁘게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반려동물을 그리게 됐다.


고양이 모모. 노르웨이 숲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캐릭터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성인이 된 이후 그림을 전혀 그리지 않았을 때보다 그때가 더 잘 그렸던 것 같다. 그때 별명이 황소(성이 황 씨임)라 황소 캐릭터를 만들었다. 옷은 당시 굉장히 유행한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을 패러디해서 그렸다. 지금 그리라면 매우 힘들 것 같은데 그때는 그 옷이 참 예뻤다. 특히 머리장식이 특이해서 초등학생 때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황제의 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대학생 때는 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 캐릭터들을 그렸다. 다듬어지지 않은 선이었지만 비율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림은 태어날 때부터 잘 그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번 그려서 익숙해진 사람이 있을 뿐이다. 자주 그리면 자신감이 생긴다. 솔직히 그 자신감이 정말 큰 재능이 된다.




인스타그램은 그림을 꾸준히 그리는 습관을 들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관심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그림을 그리게 한다. 심지어 피드를 쓰윽 드래그해보면 자신의 그림 실력 발전사를 볼 수 있다. 흑역사 같은 순간이지만 셀프 칭찬의 계기가 된다.

나 실력이 늘긴 느는구나. 그래. 더 그려보자!




반려동물 중 1, 2위를 다투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생김새가 완전히 다르다. 눈, 코, 입, 귀, 사족보행까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아니다. 그림을 그려보면 안다. 강아지가 훨씬 디테일하다. 생김새도 훨씬 다양하다. 특히 눈이 다르다. 흔히 멍뭉미라고 말하는 강아지의 순둥순둥한 모습은 저 눈에서 나오는 것 같다.

강아지의 눈은 밤이면 별이 되는 고양이와 또 다르게 영롱하게 빛나는 오닉스 원석 같다.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소중한 주변인들의 반려동물 그리기를 계속하고 싶다. 아직도 부족한 실력이지만 내 그림을 보며 좋아해 주는 모습에서 기쁨이 베어 나온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건조한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을 준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기여의 삶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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