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목표 달성
어제, 기다리던 메일이 도착한 것을 확인했고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을 일이 일어났다.
[제목을 보고 메일을 열었을 때의 감격이 마음속에 소중하게 남아있다.]
며칠 전 기운이 조금씩 나는 걸 느끼고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그중 풍요하리 제작소와 사람들 간의 소통창구를 만들어가는 일에 대해 고민했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글을 쓰던 중 문득 내가 마음속에 품었던 올해 목표가 떠올랐다. 몇 년째 쓰고 있는 노트에 적었던 [퇴사기 관련 글 작성]이라는 2020년 소원. 그 소원에 한 발짝 다가가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구매한 수제노트. 이상하게 이 곳에 글을 적으면 글이 생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로 이 노트에 적었던 꿈 중에 가장 크게 이룬 꿈은 '그림책 만들기'였다.]
퇴사기 관련된 글은 블로그에만 연재해도 됐지만, 가장 먼저 생각했던 플랫폼은 바로 [브런치]였다. 사실 작년부터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마음속에 담아둔 것들이 입 밖으로 표출되기 직전이었을 때 작가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동력이 부족해서 포기하고 말았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던 날은 조금 특별했다. 그날은 사서였던 때부터 약 2년여간 이끌었던 독서모임을 오전에 진행하고 오는 길이었다. 도서관에서 만난 인연이었지만 퇴사를 했어도 계속 만나고 싶었다. 부담 없이 독서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쉼표를 찍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분들의 좋은 기운이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글 두 편을 적고 용기 있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나에게 있어서 퇴사 후 가장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사실 나는 학창 시절 언어영역에서만 관심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특출 난 것은 절대 아니었고, 그저 수업에 더욱 집중하던 학생이었다. 특히 내가 흥미 있었던 분야는 문학이었다. 시와 소설을 다루는 시간은 특히 더 좋았다. 행복했다는 감정적 잔상이 남아있다.
작가 신청 후 이튿날, 메일이 도착했다. [브런치 작가] 되었다는 소식.
출판사와 정식 출간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닌데 가족과 친구에게 소식을 전했고 축하를 받았다. 내게 있어서는 큰 성취를 안겨준 것이다. 사실 어젯밤은 잠을 조금 설쳤다. 앞으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앞으로 나는 어떤 모습일지, 설익은 열매와 같은 나의 글이 과육이 흘러넘치는 과실이 될지 부푼 마음으로 오늘도 타자기를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