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D-4
내게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해왔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은 내게 월급 이상의 의미였다. 하지만 아무리 의미 있는 일도 내 삶을 삼켜버리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미친 거 같은 나날이었다. 주말 내리 출근했고, 평일엔 택시를 타고 퇴근하며 주 80시간을 일했다. 잘 시간도 부족한데 일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았고, 자면서 울었다.
온몸이 쥐어 뜯기는 기분으로 일터에서의 시간을 감내했다. 가슴이 답답하면 화장실 가장 끝 칸에 들어가 숨을 고르고, 전장에 나서는 마음으로 자리에 돌아갔다.
몇 차례 퇴사 유경험자로서, 나는 그 상태를 오래 방치하지 않았다. 내 시간을 되찾고 회복해야 한다. 연차가 차고 달라진 건, 상급자의 성장라이팅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네 번째 직장에서의 퇴사 절차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나의 직속상사가 너무 바빠서 얼굴은 보지 못하고 유선과 서면으로 모든 절차를 마쳤고, 화기애애하게 퇴사 공지도 이루어졌다.
곧 소속 없는 인간이 된다. 불안함보단 기쁘고 후련하게 다가올 시간을 준비한다. 그동안 기꺼이 감내해 왔지만 결국 견딜 수 없었던 일터에서의 시간을 잘 정리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