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반줄과 함께 한 야근, 그리고 팀동료와의 수다

250618 감사일기:

by Poorich

1. "다윗이 에돔에 수비대를 두매 에돔 사람이 다 다윗의 종이 되니라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셨더라 (대상18:13)” 세상을 이기신 주님으로, 저 또한 세상에서 이길 수 있으니 그 분을 의지합니다.


2. 사랑하는 아내가 운동 끝나고 전화를 주었습니다. 야근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과 운동 끝나는 시간이 비슷했나 봅니다. 어제는 어머니 집에 가느라 집에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남편을 보는 거라 비록 짧은 거리지만 버스 정류장부터 집까지 함께 걸어가자고 합니다. 어수룩한 밤거리를 오랜만에 단둘이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운동은 힘들지 않았냐고 대화를 나누면서 집까지 걸어갑니다. 생각해 보니 늦은 밤의 퇴근길을 함께 걸었던 기억이 요 몇년새 거의 없었습니다. 아니, 처음 접하는 경험입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길을 걷는 사람이 동행자이자, 동역자입니다. 평생의 동역자로 곁에 있어주는 한나에게 감사합니다.


3. 사랑하는 첫째가 모니터 옆에 포스트잇 편지를 적어주었습니다. 할머니 걱정, 아빠 걱정 그리고 심지어 아빠 회사일까지 걱정해 줍니다. 아빠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고 표현까지 해 준 소영이에게 감사합니다.


4. 사랑하는 둘째를 제대로 보지 못하니 며칠새 그리워집니다. 그리움을 알게 해 준 소은이에게 감사합니다.


5. 사랑하는 막내가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조심스럽게 샤워장에 들어갑니다. 자칫하다가 단잠을 깨울 수 있습니다. 샤워기를 틀고, 머리를 말릴 때 드라이기를 켭니다. 소리가 제법 크지만 다행히 백색소음으로 인식하나 봅니다. 아기 침대 옆에 틀어 놓은 백색소음기의 소리에 묻혀 저의 소리가 들리지 않나 봅니다. 단잠을 자 준 소원이게 감사합니다. (그러나… 결국 샤워 끝나고 나올 때 새어나간 샤워장 불빛에 소원이가 깨고야 말았네요 ㅠ.ㅠ)


6. 저녁에 김밥 반줄을 먹으며 보고서 수정 때문에 야근을 했습니다. 9시쯤이 되니 우리 층에 저와 동년배 팀원 한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서로 말없이 일하다가 동료가 꿀꽈배기 과자를 한봉지 까더니 제 옆에 앉아 말을 걸었습니다. 한살 어린 평소 조용한 동료인데 둘이 있으니 적적했나 봅니다. 아내와 갈라선 후 아이를 혼자 키우며 살아갑니다. 벌써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아이 키우는게 재미있고 자신의 삶의 전부라고 합니다. 자리에는 아이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있습니다. 오랜만에 40대 남자둘이서 육아이야기를 하며 회사 일을 잠시 잊었던 오아시스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소소한 삶까지 나눠준 동료에게 감사합니다.


7. 여러 사람들로부터 좋은 자극을 받은 날입니다. 회사를 다니며 서강대에서 겸임교수를 하는 후배, 현대차에서 임원, 팀장의 리더십을 육성하는 지인, 국내와 해외 코칭 자격증을 모두 갖고 계신 코치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주제는 모두 저의 커리어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40대가 넘어서고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우선순위가 재정렬되고, 젊었을 때 갖고 있던 사명도 떠올라 다시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주제로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결국에는 하나님께 그 길을 맡기려 합니다. 길을 보여 주시거나 막아 주시거나 모두 섭리 안에 있음을 믿으며 그분의 뜻을 잘 분간하길 기도합니다.


8. AI 전문가로 활동하는 선배님도 짧게 만났습니다. 향후 AI의 중요도와 파급력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는 방법이 바뀌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간의 개념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지식을 쌓는 방법으로, 전문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꼭 책을 써야 한다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감사일기는 남기는 이유 또한 그 일환이라 생각되네요.) 귀한 가르침을 준 한국리더십학교 선배님께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우연을 가장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