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Growth Diary

직장별곡: 이미 죽은 스토리

이창준 대표

by Poorich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스토리가 있나? 오랫동안 여물어진 서사가 있는가?


일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유, 매너리즘에 빠져 탈출을 염원하는 이유, 번아웃에 허우적대면 옆을 보지 못하는 경주마가 되는 이유.


더 크고 중요한 가치가 조직에 살아있는 살펴봐야 한다. 없다면 그것은 죽은 조직이다. 개인의 철학과 가치가 중요한 만큼, 조직의 철학과 가치 또한 중요한 이유다.


리더십 개발의 전문가이자, 수많은 임원, 팀장을 만난 이창준 구루의 이야기를 마음에 새겨본다.




직장인들의 직장혐오와 불만은 보상이나 처우의 빈약 때문이 아니다.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서사, 즉 조직내 스토리의 빈곤이 그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빈약한 서사를 가진 기업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스토리는 고작 ‘이윤의 획득’ 또는 그 ‘도태에서 오는 공포’, 그게 아니면 밑도끝도 없는 ‘1등’과 ‘최고’가 되려는 야망이 전부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자본이 맹목적으로 증식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성취하고, 성취하면 더 큰 보상이 있을 거라는 지난 시대의 스토리는 지금 구성원들의 심금을 울리지 못한다. 그것은 이기심과 불안을 자극하고, 경쟁과 파괴, 배제와 불평등을 정당화해왔으며, 사람을 도구화하면서 맹목적 성취를 조장했다. 이제 사람들은 여기에서 기꺼이 내려서길 선택하고 있다.


열정을 되살리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한다면 다른 차원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공존과 공영, 더 크고 중요한 삶의 가치, 자부심을 주는 진실한 체험, 사회적 모순과 불행을 치유하려는 담대하고도 따뜻한 스토리가 필요하다. 이것은 ESG를 기술적으로 채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고통을 함께하고 사람들의 열망을 실현하려는 진정성, 곧 기업의 정신과 철학을 재정립하는 것의 문제다.


스토리는 조직의 존재이유를 밝히고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일종의 신화다. 일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사람들을 위대한 일에 동참시키고, 사회적 진실, 정의, 가능성에 대한 자부심을 부여한다. 탐욕을 넘어 책무를 다함으로써 직업인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약속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업문화가 결국 세계 최고를 만들다